도내 국립 산림복지시설 없고 지역 경제 활성화 필요성도 커
도, 전담반 구성하고 평가 준비, 시 범시민추진협 발족

경남도와 거제시가 '국립난대수목원 거제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가 시행하는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사업은 남해안권(경남·전남)이 후보지다. 이런 까닭에 경남 거제와 전남 완도가 수목원 유치를 두고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국립난대수목원은 나랏돈 1000억 원이 들어가는 국책 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실시 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9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다음 달 입지 선정을 앞두고 행정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유치 총력전에 나섰다.

◇도내 국립 산림복지지설 제로 = 경남지역에는 나라 예산으로 세우고 관리하는 산림복지시설(숲체원·치유센터·수목원·산림교육센터)이 전혀 없다. 경남도와 거제시가 행정력을 집중해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뛰어든 배경이다. 실제 경남에 있는 수목원은 5곳으로 공립(3곳)과 사립(2곳)뿐이다. 게다가 서울·대구·인천·광주 등 대도시 안에서 국유림을 활용하기 힘든 지역을 빼면 광역 지자체 가운데 경남만 국비로 유치한 관련 시설이 없다.

두 지자체는 이런 맥락에서 거제에 국립난대수목원을 조성하면 그동안 소외됐던 산림 복지 혜택이 광역권(경남·부산·울산)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를 토대로 국가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보전·관리 대상 난대 식물의 산업화나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남부내륙철도 개통에 대비해 해양 관광 자원과 연계한 산림 복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난대수목원이 절실하다는 견해다. 난대수목원 유치를 계기로 거제·통영·고성지역을 아우르는 관광 벨트를 세워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는 조선산업 불황으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는 거제시뿐만 아니라 경남 전체 관광 인프라 구축과 수천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경남도와 거제시가 국립난대수목원을 유치하려는 대상지인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거제시
▲ 경남도와 거제시가 국립난대수목원을 유치하려는 대상지인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거제시

◇"거제 난대수목원 최적지" = 도와 거제시는 기후대와 식생 분포 등을 근거로 거제를 난대수목원 최적지로 내세운다.

난대는 열대와 온대의 중간 지대로 △주로 위도 30~40도 사이에 위치하고 △연평균 기온 11~15도, 연평균 강우량 900~1500㎜ △난대성 상록활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이 발달한 지역이다.

거제는 위도 34~35도에 자리하고 연평균 기온 14.3도, 연평균 강우량 1868㎜로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대에 속해 난대수목원 입지 조건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거제지역 식생 분포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안 지대에 위치해 다양한 식물상을 보이고 경관이 빼어나다는 게 경남도 설명이다.

도에 따르면 수목원 등록 요건인 1000종 이상의 식물종 마련을 위해 앞서 조사된 자생종 460종 외 540종 이상의 도입종이 필요하다. 거제지역은 이미 아열대성 기후 지역에 분포하는 난대 식물(동백나무·팔손이·소철·종려나무 등)의 식물상을 보여 생육 환경 적지가 검증된 것으로 경남도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난대수목원 사업 대상지(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국유림 약 200㏊) 안에는 법정 보호종으로 멸종위기 2급 식물인 애기등나무와 포유류 삵, 조류 팔색조 등이 분포한다. 이와 관련해 도는 애기등 증식과 분포 확대를 위한 난대수목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난대수목원 유치 열기 후끈 = 난대수목원을 유치하려는 지역사회 열망도 뜨겁다.

도는 거제시와 학계·시민단체 등과 함께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남도의회와 거제시의회도 5분 자유발언이나 대정부 건의문 채택 등으로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도 산림녹지과는 "수목원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 시행, 청와대·국회·산림청 방문 건의, 난대수목원 유치 전담반 구성, 기획재정부 방문 등 난대수목원 거제 유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며 "사업 대상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지난 5월 민·관·산·학 수목원 전문가들로 전담팀을 구성해 실무회의를 수시로 열며 산림청 평가단 평가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거제시 역시 대대적인 유치 활동에 나섰다. 지난 5일 거제 국립난대수목원 범시민유치추진협의회를 발족하고, 시민 결의대회를 여는 등 수목원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대정부 건의문과 난대수목원 유치 결의문도 채택해 정부 관계 기관에 지역 여론으로 전달했다.

이달 말까지는 난대수목원 유치를 기원하는 시민 서명운동과 거리 캠페인을 벌인다. 지역 200여 개 단체가 참여해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며, 9일 기준 2만 8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지역 곳곳에 홍보 현수막을 거는 등 범시민 유치 분위기도 조성하고 있다. 평가 점수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재 20개 기관·단체에서 난대수목원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 등의 현수막 230개를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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