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등 교차로에 '5030' 플래카드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 '7080'은 시대 유행 흐름을 말하지만 '5030'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가 없지 않을 것이다. '5030'이란 정부 혁신의 하나로 경찰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 속도를 낮추는 보행자 우선 교통정책이다. 2017년 6월부터 도입해 시범사업으로 서울 4대문, 부산 영도구 등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2021년 전국에 정착시킨 후 2022년 성숙기를 맞는 것을 정부 목표로 잡고 있다.

그럼 '안전속도 5030'은 무엇일까? 이는 보행자 이동이 많은 도심부 일반도로의 제한속도를 기존 60㎞에서 50㎞로, 어린이보호구역 등 특별보호 필요지역은 30㎞로 낮추는 것이다. 이렇게 속도를 늦추면 도로에서 정체가 발생하는 거 아니냐 하고 걱정하는 이도 없지 않아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속도를 낮춰서 정체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통행시간 역시 차이가 미미해 불편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외국 사례를 보면, 자동차의 속도가 5% 감소할 때 보행자의 부상은 10%, 사망사고는 20%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시속 60㎞일 때 사고가 나면 보행자 10명 중 9명이 사망하지만 50㎞일 때 사고가 나면 10명 중 5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시는 2017년 6월에 영도구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행한 결과 보행자 사망사고가 37.5% 감소한 것이 확인되었다.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회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운전자의 자발적인 제한속도 준수와 동시에 보행자 역시 무단횡단 금지 등 보행 중 안전수칙을 함께 실천하다 보면 보행자 사고 예방은 물론 선진 교통문화 정착에 한 발 더 앞서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내 가족이 언제든지 보행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도심지에서 '안전속도 5030' 운전습관을 생활화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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