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태만세운동가>는 김해 장유지역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김승태 독립지사의 활동을 어머니 조순남 여사가 내방가사 형태로 기록한 것으로 특별히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유산이 자치단체의 실수로 없어질 뻔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당연히 영구히 후손에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또 다른 멸실위기의 유산이 없는지 경남도 차원에서 심도 있게 조사, 발굴해야 한다.

역사는 기억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아무리 중요한 유산일지라도 국민이 기억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조순남 여사가 1919년 4월 12일 아들 김승태의 주도로 불붙은 김해지역 독립운동인 장유 무계리 만세시위 전개과정과 아들의 수감에서 면회과정, 재판장 모습, 출소 이후 마을 분위기 등을 1년간 내방가사 형식으로 상세하게 묘사한 기록물이다. 3·1독립운동의 생생한 기록으로서의 가치와 더불어 문화사, 국어국문학사의 연구자료로서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의미 있는 유산이 2005년 기증을 했음에도 기증받은 김해시에서조차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유족과 뜻있는 이들의 노력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된 과정은, 찾았으니 그야말로 천만다행이나 거꾸로였으면 나라를 지켜낸 선열에게 낯을 들 수 없을 뻔했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국가지정기록물로 등재하고 보존을 위해 서둘러야 한다. 3·1독립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다. 그것을 온전히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끼고 기억하려는 노력이 없이는 국가를 제대로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을 세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과 이웃하고 있다.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국민이 먼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지켜내려는 노력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 기초단체와 경남도도 이번 일을 계기로 역사를 제대로 보존하고 기록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선열에 대한 부끄러움은 한 번으로 그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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