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교육학자인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스키를 타고 활강할 때 몸의 움직임, 스키의 위치, 정면 시야에 주의를 집중하여 다른 의식을 할 짬이 없이 순간의 경험에 완전히 몰입(flow)한다'고 했다.

그는 몰입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을 표현하는 말이고, 몰입 순간은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운동선수의 몰아 일체의 상태, 신비주의자의 무아경, 화가의 미적 황홀감과 유사하다고 했다.

몰입 경험은 아주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가능하다. 어린아이가 친구들과 놀거나 만들기를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놀이에 푹 빠져 있는 상태도 몰입이다.

몰입은 명확한 목표가 있고, 활동의 효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이 알맞게 조화를 이룰 때 잘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몰입은 그 경험 이후에 오는 행복감이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것이어서 몰입으로 발현된 성장과 발달의 정도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만약, 학생들이 공부에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면 어떨까. 학습 상황에서 몰입을 경험한다면, 수업시간은 대단히 즐거운 것이고,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창의적인 산출물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학습 몰입은 학습 상황에서 학습하고 있는 활동에 완전히 몰두하여 시간 감각이나 주변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심리적인 감정 상태이다.

서울대학교의 황농문 교수는 '고3 학생이 매일 조금 무리하다시피 공부를 했는데도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또 '처음에는 도저히 못 할 줄 알았는데 혼신의 노력 끝에 결국 해냈다'고 하는 등 수많은 학습 몰입 사례를 전했다. 그리고 '몰입적 사고야말로 잠재되어 있는 우리 두뇌의 능력을 첨예하게 깨우는 최고의 방법이며 나 스스로 창조적인 인재가 되는 지름길이다'라고 했다.

몇 년 전 한 수업사례 발표 워크숍에서 학생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발표 교사는 역사 수업에서 한 모둠의 학생들이 팀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수업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발표 후에 교사의 칭찬을 듣고 감동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그 모둠은 두 달가량 다른 공부는 하지 않고 오직 역사 프로젝트 탐구에 집중하여 성취기준은 물론이고 새로운 이론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을 발표했다고 하였다. 동영상은 학습 몰입 이후에 뒤따르는 행복감을 눈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더 열심히 하고 싫은 것을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되 무엇보다도 깊이 있게 학습하고 몰입 경험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학습 몰입을 프로젝트 활동으로 경험하게 할 수 있다. 프로젝트 활동은 학년 공통 활동으로 계획하되 관심 분야가 유사한 학생들을 분류하여 주제탐구의 소모둠을 구성한다. 프로젝트 활동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진행되고 때로는 교육과정과 별도로 서로 협력하여 팀 활동이 수행된다.

학생들이 모둠별로 주제탐구 활동을 하지만 프로젝트 보고서와 발표는 한 명도 빠짐없이 각자의 형편에 맞는 유의미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게 한다. 창의적 산출물을 발표하는 공유의 날에는 외부 손님도 다양하게 초청하여 품격을 높여 준다.

학생들은 주제탐구 팀프로젝트 활동을 통해서 몰입 경험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얻어지는 행복감에 크게 성장하며 지도교사들도 감동의 눈물을 훔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