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이 연기를 배워 연극무대에 오르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도내에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문화재단이나 극단에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학생들은 물론 노인이나 청소년들까지 발길이 끊이질 않는 중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여 망설이기도 했던 참가자들은 일단 문턱을 넘고 나서부터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연극에 참여하는 이도 있고, 아예 전문배우의 길로 나서는 이도 있는가 하면 극단을 창단하여 공연을 올리기도 한다니 열기가 보통 뜨거운 것이 아니다. 평소 생활에 쫓기던 참여자들은 미처 발휘하지 못했던 숨은 재능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만나 무대에서 한껏 감정표출을 하면서 성취감까지 누리고 있다.

문화영역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값비싼 문화예술 상품이나 고급문화들은 특정 계층과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대중문화산업의 발달과정에서 문화 생산물은 날로 상업화되어 왔고 삶의 양식으로서 문화, 지적이고 감성적 표현으로서 문화라는 고유의 특성은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주체의 지위를 빼앗기고 단순 소비자로 전락해왔으며 문화의 향유로부터 소외당하고 갈증에 목말라 왔다.

한동안 문화의 민주화란 방식으로 문화적 불평등을 해소하려 했지만, 시혜적인 복지프로그램의 한계는 분명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삶의 다양한 경험을 직접 표현하면서 동시대인들과 감성의 구조를 나누는 문화공동체 속에서 행복할 권리가 있다. 스스로 생산하고 나누며 즐기는 문화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갈망은 매우 깊고 넓은 바다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지역문화야말로 문화민주주의 핵심이다. 주민이 참여하는 창작 활동을 통하여 만들어 낸 지역의 감성 구조와 취향이야말로 가장 삶의 양식을 대표하고 어울리는 문화실천이다. 이런 열풍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 여러 장르와 지역으로 고루 확산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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