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께 묻고 싶습니다. 궁금한 것 여러 가지 있는데 제 이야기 좀 들어 주겠습니까?

저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입니다. 한국 온 지 10년 넘었습니다. 남편과 아기 3명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 보면 시부모님 다 돌아가셨고, 딸 둘 아들 하나, 남편 월급 저한테 다 주고, 저 아르바이트, 화장품, 다이어트 차, 여러 가지 장사해서 돈을 좀 벌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어차피 하루에 밥 세 번 먹고, 옷은 있는 대로 입고, 월셋집이지만 잠자는 곳 있고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궁금한 점 있습니다. 남편 나이가 많은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걱정인데, 남편은 건강이 안 좋은 술, 담배를 끊지 못합니다. 아빠가 애들을 언제까지 키울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술 좋아해서 술친구도 좋아하고 남편 착해서 친구한테 몇 번 큰돈 투자하고, 빌려주고 했는데 돈을 받은 친구들 도망갔습니다. 지금 신용불량자 되면 저는 어떻게 합니까? 시부모님 다 돌아가서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마음대로 행동하고, 술 마시면 가족 생각을 하지 않아요. 월급 있어도 은행 갚아주고, 생활비, 학비, 보험비, 월세 다 내고 저금할 돈 별로 없고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기 아픈 때는 울기도 많이 웁니다. 만약에 3명 중에 한 명 입원하면 우리 가족은 다 같이 입원해요. 왜냐하면, 봐주는 사람 없잖아요. 저는 아이들을 세 명 낳아서 행복한데 가끔 사람들이 애들 셋을 어떻게 키우느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속상합니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없는 보물인데 사람들이 짐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아이들이 들을까봐 얼른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힘들지만 애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하지만, 저 복 받은 사람입니다. 한국 너무 좋아요. 베트남에 살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살 것입니다. 한국 사람, 경찰, 학교, 병원, 문화… 다 좋아요. 저는 지금 고생하고 있지만, 미래 생각하면서 힘내고 있습니다. 우리 애들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에서 살고 잘 크고 있습니다. 애들 좋은 곳에 살면 학교도 다니고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거예요. 저 좋은 엄마 되려고 노력할게요. 우리 다문화 가족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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