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원정 9연전 1승 8패
투타 침체에 부상 악재 겹쳐
하위타선 살아난 건 희망적

1승 8패. 이달 14~23일 수도권 원정 9연전에서 NC다이노스가 남긴 기록이다.

상위권 도약 혹은 가을 야구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던 이 9연전에서 NC는 무기력했다. SK에 싹쓸이 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9연전은 두산에 3전 전패하며 위기가 됐고 KT전에서마저 루징시리즈를 거두면서 현실이 됐다.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곳곳에선 '선수 교체'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 기간 NC가 남긴 각 부문 지표도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 지난 9경기에서 NC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6.53을 기록,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86), 피OPS(0.819), 사구(7개), 피안타(94개) 등도 10개 팀 중 가장 나빴다. 특히 NC 마운드는 10개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볼넷(42개)을 범하며 흔들렸다. 불펜 상황은 더 안 좋았다. 수도권 원정 9연전에서 NC 불펜은 평균자책점 6.43, 이닝당 출루허용률 2.00, 볼넷 22개, 사구 4개 등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 패배를 앞당겼다. 타선도 침체했다. 지난 9경기에서 NC 타선은 타율 0.225를 남겼는데, 이는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자연히 개막 후 줄곧 1위를 달리던 시즌 팀 타율도 2위(0.279)로 밀려났다.

득점 생산력이 현저히 떨어진 건 더욱 뼈아팠다. 9연전에서 NC는 총 23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당연히 리그 최하위다. 특히 무득점 패배만 세 차례 기록했는데, 21일 KT전에서는 2안타 빈공에 시달리며 7연패 멍에를 쓰기도 했다. 수비도 불안했다. 16일 SK전만 보더라도 NC는 2·3회 실책으로 상대 주자를 내보내고 홈을 내주는 등 허무하게 실점하는 일이 잦았다. 이로써 올 시즌 NC 팀 실책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59개를 기록하게 됐다.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덮친 NC다. 18일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한 버틀러는 경기 후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으며 약 4주간 팀을 떠나게 됐고 올 시즌 '쏠쏠한 한 방'을 터트려주던 노진혁은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을 이탈했다. 베테랑 손시헌은 옆구리 부상으로 열흘가량 팀 1군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9연전을 거치며 NC는 6위 삼성과 승차가 4경기 차로 좁혀졌다. 5월까지 3위 자리를 지켰던 NC이나 이달 들어 5할 승률이 무너지며 5위 자리까지 위협받게 된 셈이다.

결국 주중 홈 6연전(한화, LG)은 절망적인 이 분위기를 가다듬는 것이 급선무다. 마운드 안정화를 이루고 실책을 줄이며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전반기, 5할 승률을 다시 회복한다면 이는 후반기를 꾸려갈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다행히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 우선 주중 한화 3연전 첫 경기에서 에이스 루친스키가 등판한다는 점이다. 루친스키는 최근 3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한화 에이스 서폴드와 맞대결이 예고된 25일 경기에서 루친스키가 다시 한 번 제 역할을 해준다면 NC는 자신감 회복 발판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지난 KT전에서 팀 하위타선이 기지개를 켠 점도 주목할 만하다. 22일 경기에서 NC 7~9번 타순은 5안타 2타점 2득점을 생산하며 연패 사슬을 끊는 데 앞장섰다. 23일 역시 하위타선은 6안타 1타점을 합작했다. 주중 경기에서 이 같은 하위타선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NC 타선은 보다 짜임새를 갖출 수 있다.

갈 길이 급한 한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10경기에서 한화는 2승 8패를 거두는 등 NC 못지않게 분위기가 침체해 있다. NC 처지에서는 홈 경기 이점을 살려 그들의 급한 마음을 역으로 이용해 볼만하다.

NC가 한화전에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다면 주말 LG전도 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다. '5위 지키기' 분수령이 된 이번 홈 6연전에서 NC는 긴 침체를 딛고 다시 날개를 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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