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재삼 시인의 일화 가운데 꽃철이면 더러 새삼스러워지는, 그가 군인 시절에 당했던 구타 이야기가 있습니다. 상관에게 무자비하게 맞았는데 그 주먹질보다 더 억울한 게 있어 너무 슬펐다고 했습니다. 흐드러지게 곱게 핀 꽃들이 보고 있는 데서 맞는구나 하는 부끄럼이 견딜 수 없도록 억울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학부모의 회초리' 법으로 막는다>는 정부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00년 전 '욕하지 말고, 때리지 말고, 부리지 말라'며 어린이운동을 펼쳤던 방정환 선생께서 저승에설망정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앞의 얘기 '꽃 앞에서 당한 구타'와 연계돼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배우 김혜자 씨의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입니다. 가정 내 체벌은 가부장적 유교 사회의 진작 없앴어야 할 퀴퀴한 인습입니다. 비록 늦었지만 잘만 하면 '시작이 반'!

주먹으로 머리를 맞으면

달기는커녕 아프기만 한데

뭐 '꿀밤'? 헐, 아니네!

때리는 사람 감정만 '꿀'

'꿀밤'도

이젠 '주먹밤' '딱밤'

제 이름 찾게 해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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