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삼천포 어판장'이라는 코너에 글을 쓰던 김종찬 씨가 18일 밤 10시 47분 5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필자와 알고 지낸 건 수십 년 됐지만 가까이 만난 건 5~6년쯤 된다. 주로 술자리였다. 다변이었고 달변이었다. 두보보다는 이백에 가까웠다. 시 한두 편 암송하고 노래 한두 곡 부르는 건 예사였다. 마산 어느 학원 강사로 뛴다고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잔술 마시며 오고갔다고 했다. 술 냄새 풍기며 사무실 찾아온 적도 많다. 술병 난 줄 알고 일부러 멀리했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면 드러누웠거나 입원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아들과 아들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 요리해 줄 때가 가장 행복한 듯했다.

주로 페이스북에서 안부를 알았다. 고향 삼천포 어머니 무릎 아래 엎드려 치료 중인 줄 알았다. 실제 어머니 밥 먹으며 많이 회복됐다고 들었다.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슬프다. 안타깝다.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삼천포 어시장에서 온갖 물고기 이름을 외고 있었는데. 언제나 한결같아서 오히려 이상한 형의 말투와 글솜씨가 귀와 눈에 생생한데.

한 시대를 질풍노도로 살았고 또 한 시대를 엄정함과 책임감으로 살았으며 마지막 한 시대를 노래와 술로 이겨낸 젊은 천재가 이렇게 가셨다. 부디 저세상에서는 평안하시길 빈다. 빈소는 사천시 삼천포시민장례식장 2층 202호. 발인은 20일 오전 9시. 장지는 삼천포 화장장 누리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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