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국가 되려는 중국, 제조 혁신에 매진
'과학기술력이 국력'우리도 더 노력해야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확전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중국은 미국을 향해 600억 달러의 보복 관세를 발표하는 등 무역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세계 전역의 경제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연간 30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통상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1등 국가를 차지하기 위한 패권 다툼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 패권 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함이고, 중국은 지구상의 새로운 패권 국가로 등극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힘의 대결로 보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많은 식민지가 해방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열강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만들어왔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우루과이라운드(UR), 세계무역기구(WTO) 창설을 통해서 자국의 보호무역(관세장벽, 수출입 제한 등)을 제거하고, 자유로운 국제무역과 물자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 간 교역규범과 질서를 만들어왔다. 특히 '중국제조 2025' 전략은 미국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2015년에 발표한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30년 장기 혁신 계획이다. 차세대 정보기술·로봇·항공우주·해양선박·고속철도·친환경자동차·전력장비·농업기기·신소재·바이오 등 최첨단 10대 산업을 키워 부품과 소재의 국산화율을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목표이다.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저급기술에서, 고부가가치 첨단기술의 경제체질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2025년에는 한국을 능가하고 2035년에는 독일·일본, 2045년에는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제조강국에 위협적인 목표가 아닐 수 없고,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술획득 방식대로라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국유기업에 막대한 보조금 지급, M&A를 통한 기술확보, 지식재산권 침해, 산업인력 빼내기 등 다양한 수단으로 세계 선두 기술을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기술혁신 능력마저 빠르게 향상되어 연구개발투자 세계 2위, 지식재산권 등록 세계 2위, 과학논문 발표 수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조만간 중국의 연구개발투자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연구개발투자로 화웨이는 높은 품질과 가성비를 내세워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1등 기업이 되었다. 또한, 중국 CATL 기업은 정부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렇듯 '중국제조 2025'의 정책적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에 대한 견제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무역전쟁에서 시작되어 여러 분야로 확전되고 있지만, 그 본질은 과학기술전쟁으로 귀결되고 있다. 한마디로 기술패권의 주도권 싸움이다. 미국은 상호 공정한 무역과 기술개발을 위해 중국의 법률·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내정간섭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세계 패권과 기술혁신은 밀접하다. 군사력, 경제력, 정치체계도 과학기술 수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기술혁신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과학기술력이 곧 국력이 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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