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직된 조직문화와 속칭 '꼰대문화'를 비꼬기 위한 "나 때는 말이야(Latte is horse)" 시리즈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대에 따라 상황과 역할이 다름에도 과거의 것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미화하는 것에 대한 유머러스한 지적이 대중에게 적중한 것이다. 재미있는 유행어 같은 시리즈이지만 느낄 점이 많다. '현재 상황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해 '과거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면 안 된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성찰이다. 과거의 것 중에 답습해야 할 것과 바꾸어야 할 것을 분별하는 마인드는 변화의 시발점이라는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나아가 '바꾸어야 한다'라는 문제인식을 넘어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까지 도달할 때 우리는 혁신이라는 종착점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하는 '공무원들의 부패수준에 대한 인식 추이' 지표에 따르면 10점 만점 기준 기업인은 3.65점, 일반국민은 4.08점, 공무원 스스로는 6.8점이라는 점수를 주고 있다. 국민은 공무원을 부패하다고 평가하나, 공무원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공무원이 부패하였는가?'라는 질문이 '공무원이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조차 현격한 인식 차이가 난다는 것은 공무원 스스로의 자기성찰과 혁신의 필요성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성찰을 통해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어떤 가치를 갖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다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저 '나는 잘하고 있다'라며 최면을 거는 것은 진실로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국민에게 재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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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공무원만이라도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우리가 어떤 가치를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전 직원의 개인별 각성을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의 목표를 조직의 목표로 연결하는 성과관리체계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별 실천 다짐을 설정하여 그것을 당위로 삼고 이행하는 연습도 필요할만하다. 혁신은 지난한 과정이다. 특정 부서에서 주도하는 단편적인 혁신으로는 원대한 비전에 도달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공직자 개개인의 노력의 총합이 혁신을 완성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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