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마을서 생존자 증언 촬영

학생들의 눈과 귀가 어르신에게 집중됐다. 어르신은 한국전쟁 당시 1950년 8월 진동리지구전투에서 겪었던 기억을 더듬었다.

창원 성지여자중학교 방송반 학생들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과 관련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지난달 학교에 제안했고, 박원필(45) 지도교사는 경남동부보훈지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4일 오후 2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학동마을회관에서 어르신과 학생들 만남이 이뤄졌다.

한국전쟁 당시 어린아이였던 제수만(86), 박성규(87), 이경탁(87), 심영보(94), 서수연(여·92), 허상남(여·87) 어르신은 그때 경험을 이야기했다. "인민군이 나타나자 우리 시어머니가 보리타작해서 모아놓은 곳으로 들어간 기라. 어머니가 얼마나 놀랐는지 병이 나서 얼마 살다가는 세상을 버리셨다 아이가."

▲ 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학동마을회관을 찾은 성지여중 학생들이 노인들에게 한국전쟁과 관련한 질문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진동리지구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을 향해 진격하던 북한군 제6사단에 맞서 미군 제25사단 제27연대와 한국군 해병대가 치른 공방전이다. 한국전쟁 초기 유엔군 최초의 반격 작전으로 알려져 있다.

박화현·황초현(16) 양은 "학교에서 앉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 얘기를 들으니 한 번 더 역사를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교과서에서 배운 한국전쟁과 달리 생생하게 현장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성지여중 방송반은 이날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학교 누리집에 올려 모든 학생이 어르신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