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굴현상 탓 붕괴 우려
시, 바닥 전석 보강 추진
주민들 "훼손부 복구만"

훼손된 하천 제방과 바닥 복구 방식을 놓고 창원시와 주민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마산합포구 진전면 평암리 미천부재천에서 제방 사면정비공사를 하고 있다. 흐르는 물에 바위·토사가 씻겨나가는 세굴 현상 탓에 일부 하천제방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방이 3m가량 무너지기도 했다. 이에 시는 약 5000만 원을 들여 다음 달까지 하천제방을 복구하고 바닥을 정비한다.

문제는 하천 바닥 약 30m 구간을 전석으로 채워 넣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주민들은 붕괴되거나 붕괴 위험이 있는 제방만 복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마저 제방 하부에 자연석을 채워 넣되, 어려울 경우 콘크리트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김준강 씨가 미천부재천 제방 사면정비공사 진행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류민기 기자

미천마을 주민 김준강(50) 씨와 ㄱ(여·65) 씨는 과거 다른 지점에서 하천제방이 파이는 현상이 나타났을 때 시가 제방을 복구하는 것과 함께 전석을 바닥에 깔고 그 사이를 콘크리트로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변화를 준 탓에 하천 역시 변했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물길이 평면처럼 돼 비가 오면 유속이 빨라져 세굴 현상이 더 심해진다. 이 과정에서 앞서 공사했던 바닥도 뒤집어졌다"며 "전석을 깔고 콘크리트를 채운 곳은 다슬기·물고기·풀 등이 서식할 수 없으며 자연경관 또한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미천부재천 물길을 따라 확인하니 몇몇 군데는 자연 그대로 바닥이 아닌 전석·콘크리트로 돼 있었다. 이와 함께 인위적인 바닥면이 끝나는 지점이 붕괴돼 있었다.

시가 수해복구사업을 하는 지점도 인위적인 바닥면이 끝나는 지점이다. 이 지점을 중심으로 바닥면이 붕괴되고 제방이 파였다.

주민들의 요구는 '자연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

이들은 "세굴 현상이 나타난 곳은 자연석을 채워 넣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하고 콘크리트 시공은 후순위로 둬야 한다. 하천 바닥은 그대로 두되, 제방 주위로 자연석을 보강해 제방 하부가 파이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마산합포구청 안전건설과 방재담당은 "집중호우로 하천 바닥과 제방이 많이 파이고 일부는 무너져 있었다"며 "곧 장마철이 돼 바닥이 더 파이면 제방이 완전히 무너질 위기가 있어 주민들을 보호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방이 튼튼하기 위해서는 바닥을 받쳐줘야 한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전석을 깔되 콘크리트는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콘크리트를 쓰지 않으면 괜찮은 것이 아니라 전석을 깔아 하천 바닥을 파괴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며 "무너진 제방을 쌓되 있는 그대로 자연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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