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에 창원 스타필드 입점과 관련한 공론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우선 찬반 입장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소통협의회는 공론화 과정에 이뤄질 설문조사 항목 작성부터 시작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하여 사업 집행에 어려움을 겪을 때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건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원인 제공 당사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양 발뺌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지역주민들만 목청을 드높이며 싸우는 형국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새이다. 현재 창원시 행정집행을 책임지는 허성무 시장 입장에선 자신이 재임할 때가 아니라 전임 집행부에서 결정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기 곤란하지 않으냐고 얼마든지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심에 대형 쇼핑몰을 건설하는 걸 허용한 창원시 행정의 결정에 대한 책임은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물을 수밖에 없다. 행정이 지닌 연속성과 책임성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잘못된 정책 결정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론화위원회는 대지의 오물과 쓰레기를 없는 양 덮어주는 새하얀 눈이 아니다. 오히려 무엇 때문에 이런 결정이 존재하였는지를 되묻게 하는 역할을 하는 자성과 성찰의 장이어야 한다. 그래야 두 번 다시 비슷한 실수나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고 지역발전이라는 말도 제대로 정립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필드 입점 찬반을 다룰 소통협의회는 자신의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세우길 바란다.

그럼에도 아직 제대로 구성되지도 않은 소통협의회를 두고 온갖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는 모양새를 넘어서서 대표를 추천한 단체들의 셈법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두고 눈 감고 아옹 한다는 옛말을 떠올릴 수도 있다. 참여하는 인사들의 이해와 타산이 드러나는 마당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하라는 주문이 타당할까 하는 비웃음과 조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론화위원회라는 간판이 제 역할을 하려면 평범한 시민들의 감시와 평판이 뒤따라야 한다. 자기 잇속만 차리는 소통협의회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이 필요하고 이런 시민의식이 존재할 때 공론화라는 말도 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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