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소나무는 많은 이야기와 예술작품 등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한국갤럽이 진행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연' 설문에서도 소나무가(46%) 좋아하는 나무 1위를 차지했다. 소나무는 우리 생활문화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중요한 자원이다. 또한,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는 장수의 상징인 십장생의 하나이며, 액을 막아주고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아울러 소나무는 한결같은 인연을 비는 마음에서 기념식수로, 각종 건물과 선박의 재료로 사용됐다.

그런 소나무이기에 우리는 청청하게 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소나무를 고사시키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올해 4월 사이 전국 120개 시·군·구에서 총 49만 그루의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특히 피해 고사목은 경북(15만 그루), 울산(10만 그루), 제주(8만 그루) 등 4개 지역에 주로 분포했으며, 이들 지역의 고사목 규모는 전체 84%를 차지한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동래구에서 최초로 발생하였는데, 경남에서는 1997년 함안 발생을 시작으로 2016년 합천으로, 전 시·군에 확산했다. 2013년에는 60만 그루의 피해 고사목이 발생하여 가장 피해가 심각하였지만, 경남도에서 적극 방제하여 다행히 점차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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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에서는 2022년까지 피해 고사목 3만 그루 이하를 목표로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응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의 효율적인 방제를 위해 거시적으로 선단지의 개념정립과 집중방제 지역설정 등 국가적 방제전략 수립이 필요하고, 미시적으로 지역에서는 주민과 연계한 공동 예찰(미리 살피기)이 필요하다. 특히 기관에서는 예방나무주사, 지상방제 등 복합방제를 시행해야 할 것이며 피해확산 방지와 방제품질 향상을 위해 수집·파쇄작업을 확대, 훈증더미 수집처리, 무단이동 단속과 방제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산림은 경제적 가치보다 공익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 산림의 존재와 보전에 대한 사명감을 국민공감대로 받들어, 꿋꿋하고 변함없는 푸른 소나무의 위상을 되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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