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던 중 1명 사망·1명 중상…운전자는 도주

일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하던 대리운전기사 2명이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참변을 당했다.

창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3시께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 앞에서 ㄱ(31) 씨가 마산 방면으로 승용차를 몰고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2명을 치었다. 신호를 어겨 보행자를 친 운전자 ㄱ 씨는 가로등을 들이받고 차를 둔 채 달아났다. 사고 차량은 유리창에 금이 가고, 전면부가 크게 부서졌다.

이날 운전자와 알고 지내던 사이인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함께 사고 차량에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동승자 중 여성 3명은 현장에 있었지만 남성은 현장을 떠났다가 이날 오후 뒤늦게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이탈했던 남성 동승자가 조사에서 "만취해 사고 당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동승자들의 경찰 조사 진술과 통화 기록 등을 종합하면, ㄱ 씨는 동승자 4명이 있던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했다. 경찰은 동승자 중 1명이 이날 오전 1시 50분께 ㄱ 씨에게 "우리를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했고, 오전 2시 40분 5명이 가게를 나섰던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운전자 ㄱ 씨가 이날 술을 마시고 운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친구 전화를 받고 술집에 도착한 ㄱ 씨가 술을 먹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가게 내 CCTV를 통해 ㄱ 씨 음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ㄱ 씨 신병확보를 위해 추적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리운전기사 ㄴ(61) 씨가 사망했고, ㄷ(52) 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일행인 이들은 이날 대리운전 업무를 마치고 함께 도로를 건너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ㄷ 씨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하반신 골절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사람을 치고 달아날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ㄷ 씨 가족들은 "80세 노모를 모시는 가장이 크게 다치면서 생계에 직격탄을 맞았다. 피해자가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 대리운전을 하며 착실하게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참담하다"면서 "경찰이 빨리 수사를 진행해 가해자를 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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