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회계장부까지 압수수색, 별다른 문제점 못 찾아내…수사 결과 발표 땐 연관 강조

'경남교육청 납품 비리' 수사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측근·친인척이 연루됐다는 점도 있었지만, '검찰 칼끝이 박 교육감을 향한 것 아니냐'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끌었다.

애초 창원지검 마산지청이 이번 수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은 지난달 12일 <세계일보> 서울 법조 출입기자가 쓴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사정당국에 따르면'이라고 취재 출처를 밝힌 이 기사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과 묶어서 '진보 교육감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이면에 의도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따라붙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진행하면서 박 교육감 측근으로 알려진 ㄱ(55) 씨를 특히 주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경남교육감 선거 때 박종훈 선거캠프에서 회계를 책임졌고, 이후 경남교육포럼 대표 등을 맡아 실제 '측근'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는 게 교육계 분위기다.

검찰은 ㄱ 씨에 대해 구속 만료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ㄱ 씨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교육감 선거 때 회계장부와 같은 자료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방향이 납품비리 사건을 넘어서서 진행됐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에는 도교육청 고위 관계자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청했지만 당사자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교육계 주변에서는 "검찰이 소설 같은 이야기로 박 교육감을 엮으려 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자료에서도 박 교육감에 대한 부분을 유독 강조했다. ㄱ 씨라는 인물을 설명하면서 '경남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 선임 시 일부 언론에 교육감 측근 챙기기 채용 인사로 보도된 바 있음'이라고 했고, '교육감 역점사업 의미를 무색하게 함'과 같은 내용도 담았다.

박 교육감 이종사촌 ㄴ(55) 씨에 대해서는 '일출산악회를 구성하여'라고 설명했지만 사실 관계와도 맞지 않았다.

또한 ㄴ 씨와 가까운 ㄷ(46) 씨까지 포함해 '소위 선거공신'이라고 표현했지만, 박 교육감 주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과는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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