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광역시 추진 비판하며 "안될 정책"…안상수 시장 '침묵'

(어쩔 수 없어) 참고 참고 또 참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느닷없이 휘두른 '말 펀치'에 안상수 창원시장은 침묵했다. 창원시 공무원도 일절 분위기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래도 받은 상처가 제법 깊어 보인다. 시청 안에서 홍 지사가 해도 너무한다는 분위기 정도는 쉽게 감지할 수 있다.

홍 지사가 대놓고 안 시장과 창원시정을 깎아내렸다. 지난 2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박해영(새누리당·창원2) 의원이 홍 지사에게 던진 질문이 화근이 됐다. 홍 지사는 광역시 승격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창원시 핵심 시정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17개 시·군이 보기에 괘씸한 행정이며, 정부도 해 줄 수 없는 안 되는 행정이고, 법률안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의원이 홍 지사와 안 시장 관계를 언급하며 중재를 시도했으나 역효과만 나타났다. 홍 지사는 오히려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은 엄연히 급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에게 반역하고 대드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까지 했다. (안 시장과) 갈등을 빚을 이유가 없다는 발언에 서로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뜻을 담았다.

안 시장은 졸지에 무리한 행정을 밀어붙이는 무례한 자치단체장이 됐다. 하지만 하루 지난 29일 홍 지사 발언에 어떤 반응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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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지사와 안상수 시장./경남도민일보DB

창원시 한 간부 공무원은 "홍 지사 발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며 "창원시도 이번 일은 철저히 침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뭐라 할 말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광역시 승격 추진에 대한 홍 지사 거부감은 누구나 안다. 안 시장과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것도 새삼스러울 게 없다. 경남도가 창원시의 상급단체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결국, 과격한 표현 방식에서 걸리는 문제다.

한 공무원은 "'반역', '대든다'는 말은 자치단체장이 소속 공무원에게도 공개적으로 하기 불편한 말 아니냐"며 "이번 표현 수위는 유난히 지나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홍 지사가 유죄 선고를 받았을 때 안 시장 반응을 생각하면 홍 지사 발언은 너무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홍 지사 유죄 선고 소식을 접한 안 시장은 공식적으로 "대법원 최종심이 있을 때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2·3심이 남아 있으므로 확정 때까지는 도정에 전념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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