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대구, 살짝만 끓여도 황홀한 맛

대구탕

제철 맞은 대구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풍어란다. 생대구가 이렇게 싼 건 처음 경험하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많이 먹는 게 남는 거다.

맑은탕(지리)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매운탕을 선호하는 이도 있겠다. 싱싱한 생대구면 맑은탕을 권한다. 냉동이나 오래 묵힌 대구는 '어쩔 수 없이' 고춧가루 양념 등을 넣어 매운탕으로 끓이는 게 낫지만 대구 그 자체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맑은탕이 진리다.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하다. 혹 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으니 대구에 청주나 소주를 살짝 뿌려 씻어준다. 식초를 쓰기도 한다.

육수는 특별한 게 없다. 다시마와 대구 머리, 무, 으깬 마늘 약간이면 충분하다. 진한 국물 맛을 위해 멸치육수를 내기도 하지만 매운탕에 더 어울리는 선택이다. 대구뼈도 육수를 내는 데 훌륭한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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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무, 으깬 마늘과 소금 약간을 넣고 끓이다 팔팔팔 물이 올라오면 대구머리를 넣는다. 육수가 우려져 나올 때까지 끓여야 하는데 대구머리 크기와 물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10~20분이면 충분하다. 불안하면 중간중간 맛을 보시라.

보통 다시마로 육수를 낼 때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내는 경우가 많은데 안 그랬으면 한다. 끓일수록 맛이 나는 게 다시마다. 국물이 지저분해진다고들 하는데 생기는 족족 거품을 걷어내면 아무 문제없다.

육수 맛이 괜찮다 싶으면 무를 제외한 육수 재료를 다 걷어내고 드디어 손질된 대구를 넣는다. 곤이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맑은탕이든 매운탕이든 생선은 절대 오래 끓이면 안 된다. 살도 쪼그라들고 국물도 탁해지고 최악의 선택이다.

살이 대략 익었다고 판단되면 불을 끈다. 3분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혹 있을지 모르는 비린내 제거를 위해 막판 청주나 소주도 좀 넣는다.

간은 소금과 국간장으로 맞추면 되고 채소는 파나 쑥갓, 미나리, 팽이버섯, 고추 취향대로 더하면 된다. 두부나 조개를 넣기도 한다.

이래저래 복잡하게 설명했지만 참 쉽지 않은가? 다시마와 대구머리 중심으로 좋은 육수를 우려내고 대구살을 투하하면 사실상 끝인.

국물은 국물대로 즐기고, 살과 곤이는 좀 심심할 수 있으므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한 끼 식사로 그만, 해장에도 그만, 술안주로도 그만. 요즘 가격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너무나 황홀한 음식이다.

달걀볶음밥

셀 수 없이 많은 볶음밥 종류가 있겠지만 소개할 레시피는 중국식 달걀볶음밥이다. 중국음식점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미리 말하지만 짜장은 없다. 볶음밥 자체로 그 맛이 충분한데 그건 조화가 아니라 개악이다. 짜장을 원하시는 분은 짜장밥 레시피를 찾아보기 바란다.

'밥 요리'이니 밥이 중요하겠다. 모든 볶음밥은 물을 좀 적게 잡아 지은 밥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 질척거리지 않고 고슬고슬 감촉이 살아난다.

온갖 채소, 육류, 해산물 다 활용 가능하지만 필수 재료는 달걀과 파다. 딴 건 아예 없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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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미리 풀어서 소금을 약간 더해 밥과 섞어놓는다. 달걀과 밥이 따로 놀지 않게 하는 효과적 방법이다. 달걀(과 파)을 볶다가 밥을 넣어도 되지만 내공이 달리면 아무래도 달걀이 덩어리지기 쉽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불에서 파를 볶기 시작한다. 향긋한 내음이 올라오면 다른 부재료를 넣어 볶는다. 당근, 양파, 호박, 소·돼지·닭고기, 햄, 소시지, 새우, 오징어, 조갯살 무엇이든 상관없다. 육류나 해산물의 과잉 익힘이 싫은 분들은 미리 볶거나 데친 뒤 나중에 밥을 볶을 때 더해도 된다.

이제 달걀을 푼 밥을 넣을 차례다. 앞서 달걀에 '소금 약간'을 더하라 했는데 의외로 이 작업이 중요하다. 전체 볶음밥의 간을 좌우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1인분일 때 최소 소금 한 꼬집 정도는 넣어야 나중에 안 싱겁다. 자꾸 만들어보면 자신한테 맞는 소금 양이 나올 것이다. 햄을 넣거나 적당히 간 한 고기, 해산물 등을 더하는 것도 간을 맞추는 한 방법이다.

역시 센불. 재료들을 골고루 섞어주면서 국자 뒤로 꾹꾹 눌러가며 볶는다. 프라이팬에 닿는 면이 넓어야 더욱 고슬고슬한 볶음밥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마구 휘저어가며 볶는 경우가 많은데 자제를 부탁드린다. 가끔씩 뒤집어주면(그리고 또 눌러주고) 충분하다.

밥알이 한 알 한 알 살아 있는 느낌이 들고 각종 재료가 잘 볶아졌다 생각되면 끝이다. 통후추 갈은 것을 살짝 뿌려 마무리를 한다. 취향에 따라 두반장이나 굴소스를 함께 섞어 볶기도 한다.

맛도 좋고 다양한 재료 응용도 가능하고 또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고. 쉬는 날 오전 느지막이 눈을 떠 마땅히 먹을 거 없을 때 '아점' 메뉴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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