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물길은 산청군에 접어들어 '경호강'으로 불리며 지방하천으로 분류, 경남도가 관리한다. 물길이 신안면 갈전리 입구 '산성 구석다리'쯤에 이르면 다시 국가하천으로 분류, 국토교통부가 관리하고 있다.물길은 신안면 신안리에서 단성장으로 가는 옛 나루터를 지나 단성교 아래에서 양천과 합수하여 '원지 두물머리'를 이룬다. 그리고는 태풍 때마다 잦은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어야 했던 단성면 묵곡리, 소남리로 흘러든다.신안리 명동마을은 신안역(新安驛)이 있던 곳으로 짐작된다. 인근 주민들은 명동마을로 불리기 전에 이곳이 '구역(舊驛)터...
대구탕제철 맞은 대구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풍어란다. 생대구가 이렇게 싼 건 처음 경험하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많이 먹는 게 남는 거다. 맑은탕(지리)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매운탕을 선호하는 이도 있겠다. 싱싱한 생대구면 맑은탕을 권한다. 냉동이나 오래 묵힌 대구는 '어쩔 수 없이' 고춧가루 양념 등을 넣어 매운탕으로 끓이는 게 낫지만 대구 그 자체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맑은탕이 진리다.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하다. 혹 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으니 대구에 청주나 소주를 살짝 뿌려 씻어준다. 식초를 쓰기도 한다. 육수는 특...
우리나라 시장경제는 분배를 외면한 채 성장만을 강조해왔습니다. 이 탓에 불공정한 경쟁이 판을 치고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국민 대다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극화 심화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경쟁 속에서 주위를 둘러볼 여력도 없이 앞 만보고 내달리다 보니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 외면받고 있습니다.시장경제가 발달한 선진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기부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자본주의 부작용 속에서도 그 사회...
도시 이야기가 도시 마케팅의 수단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난 글에 강조했다. 이야기가 갖는 본질적인 의미에도 맞지 않고, 그런 프로젝트를 수행할 만한 힘을 가진 도시가 세계적으로도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역사적인 콘텐츠로 도시의 매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고증 등의 학술연구에 들어가는 비용과 역사콘텐츠의 복구 및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수준이 상당하지 않고 어설프다면 대외적인 인...
"너그 큰고모부는 경찰이었는데 인민군 손에 죽었제. 그래서 너그 고종오빠가 유복자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애비 잃고 너그 큰고모가 평생 갸 하나만 키우고 산 기라. 너그 큰아버지는 산청농고를 나왔는데 젊은 시절이라 이리저리 활동을 많이 했다데. 그기 아무래도 좌익사상 물이 들었던 기라. 난리통에 우찌하다가 군인들한테 끌려갔는데 꼼짝없이 죽게 된기라. 그때 너그 할아버지가 그걸 빼낸다고 땅 깨나 팔았다더만. 집안 장남인데 그대로 놔두면 안되니까. 온 동네 사람들한테 연명장을 받고…. 내야 그때가 아직 중학생되기 전이라 얘기만 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사소해 보이는 식습관은 알고 보면 노인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당뇨, 심장병, 치매 등 노년기 질병의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식습관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보건복지부의 '치매유병률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치매노인 인구는 2012년 기준 52만 2천 명으로 2020년에는 7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치매의 경우 서구식 식습관, 흡연, 과음,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되었다가 발생하기...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갑작스럽게 환경이 바뀌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 쉽게 잠이 들지 못해 스트레스나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일이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불면증은 수면에 들기 어렵거나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힘든 수면장애를 말한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 우울증이나 불안이 심한 경우로 인한 것이 가장 많다. 이 외에도 위궤양, 천식, 협심증 등 신체질환에 의해 통증이 심하거나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 때문...
우리가 봄을 기다리는 까닭1월3일은 올해 첫 토요일이었다.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지역, 그리고 경북 북부와 호남 서해안지역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은 더욱 그렇다.한겨울에는 수시로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날이 많아서 모터사이클을 타기 어렵다. 눈이 내린 날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은 거의 미친 짓에 가깝다. 두 바퀴로는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멀리 가지 못한다. 눈이 녹은 뒤에는 모래가 문제다. 도로관리기관에서 뿌려놓은 모래는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운전하는데 크게 방해
"사진 한 방 찍을게요."포즈를 잡는 정룡 씨와 다경 씨. 서너 컷을 찍고서 슬쩍 물었다.-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1년 전에 조기회 축구를 하다 두 번 연달아 다쳤어요. 운동을 안 하니 몸무게가 갑자기 확 불더라고요. 깁스 푼 지는 오래되었는데 아직 산에는 못 올라가고…. 게다가 살도 빼야 하는데 먹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풀은 맛이 없더라고요. 하하하."-살도 빼고 빨리 완쾌되어 산에도 다니고 싶다는 얘기군요. 다경 씨는요?"여행을 하고 싶어요. 휴학도 했고 국내든 해외든 좋은데…. 일단 제 손으로 가고 싶고...
밀양시 상남면에 있는 딸기 농장 '스무 살의 농부'. 하지만 보이는 것은 올해 나이 58세의 손정철 대표이다. 50대의 나이지만 딸기 농사 28년의 노하우와 20대 후반 아들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열혈 농업인이다.부모에게 물려받은 부지런함으로손 대표는 전원생활이 좋아서 농촌에 정착했다."고교 졸업 후 부산에서 생활할 때 주말에 고향 집에 와서 들판의 보리밭 냄새 맡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농촌에 살자 싶었죠.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농촌을 제대로 이해 못 하면 고생이지만, 현실을 잘 알고 준비를 잘하면 좋은 ...
'치킨, 피자, 햄버거 외식업은 우리꽃-피고 지고 또 피어 100호 점이네~' ♪에서 '피고 지고 또 피어'이 말이 현재의 프랜차이즈 시장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개사해 보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0년 2000개에 육박하던 가맹본부 수는 2014년 3482개를 기록했다. 가맹점 수는 2014년 기준 19만 4199개로 매년 평균 2만 개씩 늘고 있다. 이중 외식업종 비율이 본부 수 기준 72.4%다. 가맹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과 같다. 1~2년 만에 폐업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가맹점을 포함한...
'바삭.'잘 볶은 아몬드를 씹자 이내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이것이 아몬드 본연의 맛일까. 마지막까지 삼켜내지만 여운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창원종합운동장 후문 앞엔 '달지않은 과자'가 있다. 워낙 가게가 작고 아담해 관심있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10평 남짓한 공간에 과자는 보이지 않고 아몬드·호두 같은 견과류에 말린 파인애플·크랜베리 같은 제품만 잔뜩 눈에 들어온다.김효경(32) 대표와 남편 배성준(37) 씨가 지난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과자 전문점이 아닌...
3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K씨는 얼마 전부터 다리에 자주 쥐가 나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가 의외의 진단 결과를 받았다. 그녀의 병명은 급성 빈혈. 어지럼증만이 빈혈의 증세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크고 작은 신체 변화들이 빈혈의 신호였다는 것을 그제야 알수 있었다.우리가 몰랐던 빈혈의 다양한 증상빈혈의 대표 증상으로는 어지럽거나, 순간적으로 눈앞이 핑 도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실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피룡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증상이 빈혈인 ...
과음하는 중년 남성, 엉덩이 뼈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주의엉덩이 관절을 고관절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고관절의 머리 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썩는 병이다. 용어가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성인 고관절 질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과도한 음주가 원인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음이나 외상에 의한 골절이 주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의 남용, 통풍이나 당뇨병 후유증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골절...
지난해 의료인 분야 취재를 진행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우리 사회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주변에는 많은 요양병원이 개원하고 있다. 초창기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은 현대판 '고려장'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선입견도 존재했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요양병원은 없어선 안 될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의료기관의 수장을 만나 경영 철학과 운영 방침을 알아보는 것이 의료인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격월이라도 주변 요양병원을 탐방하고자 한다. 2015년 첫 번째 방문지로 ...
오타쿠(애니메이션 등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 기질 충만한 여 기자의 영화 추천 코너입니다. 매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에 영화 이야기를 조금 보태 써볼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로버트 드 니로를 아시는지. 멋진 주름살과 깊은 눈매 게다가 사람 좋은 미소를 가진 그 배우. 물론 아는 이가 많으리라. 하지만 젊은 시절의 그 또한 아시는지.영화〈택시 드라이버〉(이하 택시)는 광기 어린 분노로 표출된 영웅심리에 대한 이야기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는 택시를...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조롱이 엄청난 유혈테러를 유발하고, 뒤이어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전 세계가 뜨겁다. 테러 표적이 된 프랑스 잡지 는 '표현의 자유'에 충실했다는 입장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적했듯 타 종교에 대한 공개적인 조롱이 옳은 지에 대해서는 반론이 많다. 사실 이번 사태 밑바닥에는 유럽이 이슬람을 바라보는 경멸적인 시선이 깔려있다. 미개하고, 완고하고, 뒤떨어진 문명이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종종 드러내는 극단적인 행동은 상당 부분 이런 인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슬람 문명을 이런 ...
1. 산양공작소 대장장이는 언제 올까통영 서호시장 시락국 골목 안쪽 깊숙이 들어가면 문을 연 지 30년이 훌쩍 넘은 대장간이 있습니다. 산양공작소. 한참을 기다려도 주인은 오지 않습니다. 좁은 골목길로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가고 오후의 햇살 한 자락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계십니꺼? 계세요? 아재요!"아주머니가 들어서며 두리번거리다가 소리를 합니다. 아 골목 맞은편 유리문이 열리면서 목이 굵은 아저씨가 다시 나옵니다. 한참을 설명하더니 아주머니는 빈손으로 돌아섭니다. 찾는 것이 없나 봅니다. 잠시 후 모자를 푹 눌러쓴 늙수그...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500번지 일대 회원2구역 주택 재개발 지역입니다.10여 평 전후의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공동화장실도 있는 곳입니다.재개발을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지만, 이곳을 지켜온 토박이들은 혹시 집을 잃을까 불안해 하며 재개발을 반대하기도 합니다.이 지역은 10평 전후의 집들이 다닥다닥 줄지어 붙어 있는 모습 때문에 '나래비 마을' 또는 '하모니카 마을'이라 불려 왔습니다.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창고와 마구간이 있던 자리였다고 합니다.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온 동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해방촌이라 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