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융-상담 미미해 정책 실효성 의문 제기…2금융-고객 감소 없으나 이탈 대책 마련

대출 한도와 관련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가 시행 한 달을 맞았지만, 경남지역 금융권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서울지역 언론은 정부 규제 완화로 미분양 물량이 속속 팔려나가는 등 수도권 분양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한다. 심지어 저금리 기조까지 겹쳐 아파트 구매 비용이 크게 줄었다며 내 집 마련에 적기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완화 효과(?)를 지역 금융권은 체감 못 하는 분위기다.

LTV·DTI 규제 한도는 지난달 1일부터 지역별·금융업권별로 차등 없이 각각 70%, 60%로 일괄 적용됐다. 이 때문에 제2금융권 대출 보유 고객이 제1금융권으로 갈아타는 등 이탈 우려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주택 가격과 비교해 주택담보 대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비율. 은행이 주택담보 대출 취급과 한도 산정 때 기준으로 삼는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금융부채 상환 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대출 한도를 정하는 계산 비율이다.

규제 완화에도 지역 제1금융권은 신규 대출과 갈아타기 등 상담과 문의가 거의 없다고 했다. 금융권 한편에서는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도 물음표를 달고 있다.

경남은행 여신기획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조금씩 느는 것 같은데,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영업점 현장에도 문의가 많지 않다"며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에는 여름휴가철에 이어 추석 연휴를 지나는 시점에 이사나 신규 입주도 없는 편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면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NH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 여신지원단 관계자도 "이번 정책 시행에도 거의 변동이 없다. 처음에는 문의가 좀 있었지만, 신규 주택 구입 건이나 제2금융권에서 제1금융권으로 갈아타기 또한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제2금융권 또한 대출 고객 감소 같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새마을금고 울산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신규 대출 수요가 예전보다 조금 줄고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당장 기존 대출 자체를 해지하고 중간에 갈아타는 예는 거의 없다"며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도 있고, 현재 적용받는 금리도 여러 가지 검토한 다음 고객 스스로 결정한 부분이라서 이탈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 금고에서도 기존 대출 고객이 빠지는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제 대출 규모가 줄었는지, 규제 완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윤곽은 분기 말이나 연말 결산에서 자료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제2금융권은 추이를 자세히 살피는 태도다. 금리 인하 등으로 대출 관련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이탈을 막는 전략도 짜는 상황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대출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출 증가 폭은 둔화한 듯한 양상이다. 하지만 시기 영향인지 규제 완화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상담은 많지 않단다. 조합마다 양상이 다르고, 실제 대출이 계약 이후 몇 개월 지난 시점에 발생할 수도 있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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