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중부서장, SNS에서 지적 "차량 흐름 방해, 개선 필요해"…구청 "지정시간 내 큰 문제없어"

경찰서장 눈에 띈 창원시 버스전용차로 운영의 문제점은 뭐였을까. 뭐가 문제여서 "타보면 알 것이고 타보기 전에는 말하지 말자"고 했을까.

지난 7월 21일 신현정 마산중부경찰서장이 창원시 버스전용차로 운영에 대한 핀잔을 페이스북(facebook)에 올렸다. '버스전용차로를 타보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은 그렇게 길지 않다.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버스전용차로를 타보라. 창원시내 버스전용차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교통행정당국에서는 알고 있습니까? 실제 출퇴근시간에 버스를 타 보십시오. 타보면 알 것입니다. 타보기 전에는 말하지 맙시다. 저는 실제 타보고 느꼈습니다. 개선돼야 한다는 것을'.

신 서장은 개선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확인했더니 차량 흐름을 막는 불법주차 문제였다.

신 서장은 "버스전용차로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전용차로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한 구역은 창원역 주변 화훼단지 일대와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도로였다.

5일 오후 5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버스전용차로에 승용차, 택시 등 많은 차량이 주정차하고 있어 버스들이 다른 차로로 운행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신 서장은 "꽃 가게에 물건을 내리는 차와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정차한 택시가 원활한 차량 흐름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한 창원시의 답을 들었다. 주차 단속은 해당 지역 구청 교통과에서 담당한다. 화훼단지는 의창구청,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은 마산회원구청 구역이다.

의창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하루 1∼2회 단속을 하고 있으며 창원역을 중심으로 주 도로는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속만 피하면 불법 주정차는 일상적으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의창구청도 하루 1∼2회 단속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속 체계를 강화하는 유력한 해결책은 무인카메라 설치다. 무인카메라는 서버와 함께 설치하면 4300만 원, 카메라만 설치하면 2500만 원 정도 예산이 들어간다. 서버 한 대에 카메라를 6대까지 설치할 수 있다. 여유 있는 서버를 확보하면 카메라만 설치하고 그렇지 못하면 서버와 함께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고민은 다른 데 있다.

교통과 관계자는 "단속만 강화해서 되는 문제라면 고민할 게 없는데, 사실 이 지역 민원 상당수는 주차 단속을 줄여달라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 상인은 잦은 단속이 '영세상인 죽이기'라며 구청을 몰아붙인다는 것이다. 원활한 차량 흐름과 상인 요구 사이에서 끼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불법 주정차에 대한 마산회원구청 반응은 출퇴근시간(오전 6시 30분∼7시·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출퇴근시간이 아닐 때는 버스전용차로를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량 흐름에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 택시기사를 배려하는 것이다.

마산회원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는 출퇴근시간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고 시간을 정해놓고 운영한다"며 "출퇴근시간에는 무인카메라가 단속하고 홍보도 잘돼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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