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교육감 후보등록 선거 본격화…6·4 선거일 전후 연휴, 투표율 촉각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을 뽑는 6·4 지방선거가 1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일 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박완수 창원시장은 5일 시장직 사퇴와 함께 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엄용수 밀양시장도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선거 국면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후보 진영의 움직임과는 달리 민심은 뜻밖에 조용한 편이다. 지난 설 연휴를 맞아 친·인척은 물론 가까운 지인과 만남에서 느낀 점은 한마디로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예년 같으면 차례상을 물리고 모여 앉은 자리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던 정치 이야기가 이번에는 없었다.

화젯거리는 아이들 진학문제에 살림살이가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대부분 투표권 가진 유권자여서 정치에 대해 몇 마디 질문을 던졌다. 첫째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이었는데 돌아오는 답은 연령층에 따라 판이했다. 30대 초반의 조카나 사촌 동생은 '불통'으로, 50대를 포함한 중장년층은 '경제에 힘을 더 쏟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줄을 이었다.

'불통'을 얘기하는 그룹의 요지는 이랬다. '국가적인 중대한 사안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야 한다, 소수자의 권리도 존중되어야 하는 시대인데 그런 게 너무 약하다, 전체의 질서만 운운하며 공권력에 너무 의지한다는 느낌이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중장년층은 '아이 학비와 생활비를 가장 혼자서 책임지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 지금 여러 곳에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혼란을 부를 수 있다. 국가적 중대사라면 다소간의 논란이 있더라도 해결하는 것이 다수를 위한 길이다'고 말했다.

사는 곳이 대부분 경남이어서 자연스럽게 6·4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앞선 질문과는 달리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누가 나오는지, 언제 선거를 하는지, 누구누구를 뽑는지 등 사전 지식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였다. 하는 수 없이 몇 가지 사전 지식을 알려주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형편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지방선거 당일인 6월 4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 6월 5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5일간 쉴 수 있기 때문에 어디 여행이라도 같이 가자는 조카댁의 말 때문이었다. 이 말에 보조를 맞추듯 다른 조카도 가족 여행을 제안했다.

직업적인 책임감에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며 지방선거와 관련된 몇 가지 정보를 일러주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도지사 후보의 면면과 창원시장 선거 이야기를 전했으나 반응이 신통찮았다. 무관심에 대한 나의 궁금증에 대해 '솔직히 누가 되든 우리가 생활하는 데 크게 달라질 게 없지 않느냐'식의 답이 돌아왔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눌 형편이 되지 않아 더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자리를 마쳤다. 이들이 선거 당일 투표장으로 향할지 아니면 어디로 여행을 갈지 모르지만 속으로 이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정치 불신과 무관심은 누구의 탓일까. 첫째 당사자는 정치인 자신일 것이다. 그리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낳은 공동체 의식 결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선거 때만 되면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것에 몰입돼 왜 선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 이유를 잊고 있다. 내가 가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기본적인 참여라는 사실을 먼저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투표일은 노는 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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