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이기 머시라꼬예?

김해전통시장 채소 골목은 이용 고객이 외국인이 많음을 확연히 알 수 있을 만큼 이국적이었다. 국내산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보다 ‘저런 채소가 있나’ 싶은 것 투성이였고, ‘국제채소’ ‘아시아마트’ 등 흔치 않은 가게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자줏빛의 큰 옥수수 같다. 묵직하고 단단해 보여 마치 대포알 같다. 겉껍질을 벗기면 노오랗고 말랑한 알맹이가 나올 것 같았다. 어떤 맛일지는 짐작하기도 어려웠다. 난생 처음 보는 채소들 속에 더욱 눈에 띄는 것이었다.

“잎들이 차곡차곡 있어요. 그대로 씻어 하나씩 잎을 벗겨 생으로 먹어도 되고 샐러드를 해먹어도 좋아요. 필리핀이나 동남아 사람들이 많이 먹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앳된 새댁은 약간은 어눌한 말투로 싹싹하게 말했다.

“근데 여기서는 좀 비싸요. 한 개 8000원, 10000원 하니까 사가는 사람이 적어요.”

바나나 나무에도 꽃이 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바나나도 꽃이 핀다. 생전처음 보는 이것, 바나나꽃!

   

저건 뭐지? 모과 크기다. 색깔은 보라색이다. 둥글둥글한 것이 금방이라도 굴러갈 실뭉치같다.

“동남아에서 온 채소가 아니라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기라요. 갈아서 쥬스로도 먹고 양파와 고추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장아찌를 해묵어도 되고…. 먹는 방법도 많아예.”

처음 본 대로였다. 이것은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시킨 채소였다. 무맛처럼 시원하고 아삭하다. 하지만 매운 맛은 없다.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와 변비에 효능이 있으며 무엇보다 칼슘과 칼륨이 염분을 배출하고 혈압을 저하시켜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격은 개당 2000~3000원 정도 한다. 식초나 소금을 넣은 물에 씻어 껍질을 벗기고, 밑동은 잘라버리고 먹는 것이 좋다. 아지매는 “폴라비”라고 했는데, 내가 잘못 들었던가. 뒤지고 뒤져보니 이것의 제대로 된 이름, 콜라비!

   

길쭉하고 뭉툭하니 투박하다. 빛깔은 박 같다. 쥬키니 호박보다 굵고….

“푸른 것도 있고 누런 것도 있어요. 이건 작은 건데 큰 것은 엄청 커요.”

캄보디아에서 온 새댁은 두 팔을 벌여 크기를 설명했다.

“아삭아삭해서 끓는 음식을 만들 때는 맨 마지막에 넣으면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호박을 나물로도 해먹지만 동남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주로 기름에 볶아먹는다고 했다.

싸고 흔해서 동남아 사람들이 쉽게 사먹는다는 이것, 베트남호박!

아지매 이기 머시라꼬예?

‘아삭고추’ 크기인데 연한 연두빛이다.

“오데 대학에서 특허낸 거라던데 당뇨에 좋다고 요새 올매 마이 찾는데…. 이기 날로 먹으면 매운 맛이 전혀 없고 파프리카처럼 아삭하고 시원한 맛인데 찌개나 라면에 넣으면 매운 맛이 나는 기라. 신기하제.”

농촌진흥청과 대학, 농가 등이 산학협력해서 순수 국내기술로 공동 육종한 품종이라는 이것은 요즘 농가 수익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혈당을 저하시키는 뛰어난 효능이 있어 당뇨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지만 탄수화물 섭취를 저하시키는 성분도 있어 다이어트에도 매우 좋다는 이것, 기능성 고추 당조고추!

   

“이거 함 묵어보이소. 요서는 못 묵고 서울 강남 가야 묵을 수 있는 기라예. 얼매나 비싼 긴데.”

한양왕족발 정민 아지매는 어제 경매장에 보낸 짭짜리 토마토가 얼마나 비싼 지 휴대전화로 받은 경매가격 문자를 쭉 내려보여주었다.
토마토 같은데 진한 푸른빛이 많이 돈다. 단단하고 찰져 보였다.

“방금까지 밭에서 포장하다가 왔다아이가. 우리 집 양반이 농사를 잘 지어. 앞에 있는 배추며 우리 집에서 파는 야채는 전부 우리가 직접 농사짓는 거제. 짭짜리는 5kg 한 상자당 5만 원대에서 2만 원대야. 이런 거는 등급이 안 좋으니 시장에 가져오제.”

토마토는 토마토인데, 처음 보고 처음 먹어보는….

맛이 짭쪼름한 이것, 짭짜리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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