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5시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서병원 앞 소광장에서 진행

옛 창원지역 도심 한복판에서도 '안녕들 하십니까' 나들이가 있었다. 지난 27일 오후 5시 얼어붙은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면서 10대, 20대, 30대 초·중반이 주축인 30여 명이 창원 한서병원 앞에서 안녕하지 못한 서로 사정을 나눴다.

이날 오후 5시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서병원 앞 소광장에 모인 이들은 14명 남짓했다. 지역 청년노래패 '없는 살림에' 공연이 끝나고서 하나 둘 모여들더니 행사 시작 40분 정도가 지나자 30여 명으로 늘었다. 창원지역 고교생 3명, 진주 경상대학교 학생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등 30여 명이 소광장을 메웠다.

고려대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처음 붙인 주현우 씨 다음으로 대자보 부착과 1인 시위에 동참한 강태경(25·고려대 철학과 4학년) 씨도 이 자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 씨는 지난 26일 광주 나들이에 이어 27일 창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안녕하십니까 창원팀들이 2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에서 창원 나들이 행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강 씨는 "전국 각지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모임이 자발적으로 생겼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임을 함께 연결하고, 무엇이 우리를 '안녕하지 못하게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려고 이 자리에 왔다"며 참석 이유를 밝혔다.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는 한두 명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속내를 밝히자 너도나도 말하기 시작했다.

예비대학생이라는 한 고3 여학생은 "알바(아르바이트생)에게도 점심을 먹게 해줬으면 한다. 알바도 사람이고, 밥을 먹어야 일하지 않느냐"며 식대를 지급하지 않는 '사장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예비대학생인 한 고3 남학생은 "부모님이나 우리 사회는 공부만 얘기한다. 고3이 되면 체육활동이나 예술교육 등과 같은 수업은 없어지고 야간자율학습만 늘어나 너무 힘들다. 공부 이외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교육이 됐으면 한다"며 현재의 공교육에 대한 나름의 비판을 가했다.

안녕하십니까 창원팀들이 2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에서 창원 나들이 행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참석자 중 일부는 철도노조 파업을 계기로 철도·의료 등 다시 사회 의제화한 공공부문 민영화 논란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오후 6시께 안녕하지 못한 이들의 창원나들이는 끝을 맺었고, 일부는 이날 오후 7시 건너편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경남시국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안녕하십니까 창원팀들이 27일 오후 창원 한서병원 앞에서 창원 나들이 행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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