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의 새 정치에 국민 관심…국민의 이익 우선하는 게 절대 기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 성격을 띤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치 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가 윤곽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9일 새정추 첫 전체회의에 참석해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고 국민 이익을 가장 우선하는 합리적 개혁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는 신당의 성격을 밝혔다. 이에 앞서 안 의원은 8일 새정추 공동위원장과 소통위원장, 대변인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콘크리트가 단단한 기둥이 되려면 시멘트뿐만 아니라 모래와 자갈도 함께해야 한다"며 "복잡한 사회 문제를 풀려면 여러 이념, 가치가 공존하고 융합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추 공동위원장 임명과 첫 전체회의에서 안 의원이 밝힌 새로운 정치의 지향점은 '다양한 세력을 한데 아우르는 합리적 개혁'과 '개혁의 중심은 국민'임을 거듭 표방했다. 하지만, 새정추 공동위원장 4명은 새롭다거나 신선한 새 인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 윤장현 전 YMCA 전국연맹 이사장, 김효석·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은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이다. 박 전 장관은 학자 출신의 관료, 윤 전 이사장은 시민단체 대표, 김 전 의원은 학자 출신의 중진 정치인, 안 전 의원은 CEO 출신 정치인이다. 여기에 소통위원장과 대변인을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함께 했던 캠프 인물로 꾸렸다. 이에 대해 상당수 언론은 내년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 언론은 공동위원장 4명 모두가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 민주당과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전 장관은 인천광역시장, 이 전 의원은 서울시장, 김 전 의원은 전남지사, 윤 전 이사장은 광주광역시장에 뜻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안 의원 측의 행보에 대해 여야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며 새정추 출범을 경계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안 의원이 야권 분열 없이 새 정치의 뜻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새정추 출범을 평가절하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창당 시기와 새정치의 개념이 모호한 가운데 인물 마케팅으로 출발부터 하는 조급한 개문발차(開門發車)"라고 꼬집었다. 여야 모두 자기 진영의 인물이 안 의원 캠프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여야는 물론 기득권 세력은 안 의원의 세력화 혹은 창당이 달갑지 않은 듯하다. 안 의원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다음으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은 잔뜩 경계를, 새누리당은 애써 존재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전략으로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를 평가절하하려는 모습이다. 이런 여야의 이기적 노력에도 안 의원의 새 정치는 이미 닻을 올렸다. 참여하는 인사가 기존 정치권 인사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보인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고 이를 토대로 차기 총선에서 일(?)을 낼 수도 있다.

   

반대로 선거가 임박해 당선만을 목적으로 모인 이합집산이라면 안 의원의 새 정치는 '찻잔 속 소용돌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여야는 물론 기득권층은 안 의원의 새 정치를 한순간 불어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그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새로운 정치의 기준은 발명이나 발견에 비교될 정도로 대단한 것이 아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 어떤 것보다 국민의 이익이 최우선 되는 그런 것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새 정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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