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 직접 해보니…개인 맞춤 과제, 강도 조절 가능·체지방 감소 효과

"요즘 뜨는 운동, 크로스핏 몰라?" 한 달 전쯤 대전에 사는 사촌 동생이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해석해 보면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감이 오지 않았다.

"그게 뭔데?" 동생은 다양한 운동을 여러 번 되풀이하는데, 매우 '빡쎄다'고 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대는 게 한두 번이 아니라며….

그날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동생 말마따나 요즘 한창 뜨는 운동이었다. 최근 경남에도 유행을 타고 크로스핏 전용 체육관이 생겼다. 크로스핏이란 무엇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기자가 직접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기자는 현재 수영을 1년 반 넘게 하고 있다. 운동이라면 자신 있었다.

"오늘의 하루 운동 과제(WOD·Workout of the Day)는 다바타 운동법(Tabata Training)입니다. 푸시업(Push up), 스쾃(squat), 턱걸이, 윗몸일으키기를 순서대로 하는데, 20초 동안 고강도로 운동한 후 10초 동안 휴식합니다. 각 8세트씩 합니다. 간헐적 단식 알죠? 다바타 운동법을 간헐적 운동으로 보면 됩니다."

   

크로스핏은 3∼4가지 운동법으로 구성된 하루 운동 과제로 이루어진다. 운동법은 매일 다르다. △심폐지구력 △스태미나 △힘 △유연성 △파워 △스피드 △협응력 △민첩성 △균형 △정확성 등 10가지 요소에 맞게 운동법을 디자인한다. 개개인의 체력에 따라 운동법과 강도, 반복 횟수가 다르다.

강사는 먼저 몸을 풀자고 했다. 팔과 다리, 어깨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했다. 이 정도는 할 만했다.

"본격적인 웜업에 들어갑니다. 먼저 줄넘기를 20회 하고, 서로 교차한 공 6개를 손으로 터치합니다. 그다음 상자 위로 뛰어오른 뒤 일어섰다가 뛰어내리는 박스 점프를 하고, 또다시 공을 터치한 뒤 또 박스 점프를 하면 됩니다."

크로스핏은 하루 운동 과제(WOD·Workout of the Day)가 매일 정해진다. 기자는 다바타 운동법(Tabata Training)으로 푸시업(Push up), 스쾃(squat),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등을 순서대로 했다.

줄넘기를 20회 하고 빠르게 공을 터치한 후 박스 점프를 했다. 크로스핏이 처음인 기자는 한 발씩 상자 위로 오르내렸다. '아이고 다리야∼' 상자 높이가 기자의 무릎보다 약간 높았는데,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다리가 후덜덜했다.

크로스핏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한 조가 돼 같이하다 보니,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 '괜히 나 때문에…'라는 생각에 속도를 늦출 수 없었다. 숨이 컥컥 막히고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오늘 과제를 시작합니다. 푸시업, 스쾃,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순으로 한 운동당 8세트씩 20초 운동하고 10초 쉬는 식으로 합니다. 8세트 중 가장 적게 한 횟수를 종목마다 표시하세요."

강사는 음악을 틀었다. 20초 운동할 때는 신나는 음악이, 10초 동안은 느긋한 음악이 나왔다. "3, 2, 1, 고!" 강사의 구령에 맞춰 시작했다.

푸시업 1세트는 쉬웠다. 하지만 8세트가 다가올수록 기자의 배는 땅바닥과 한 몸이 됐다. 그다음은 스쾃. 역시 초반에는 강했다. 4세트 때는 허벅지 경련이 찾아왔다. 운동 도중 손으로 허벅지를 툭툭 치며 계속 이어갔다.

몸이 내 마음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턱걸이부터다. 어렸을 때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말이 쉽지, 후반부에는 도저히 다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때 강사의 고함이 들려온다. "빨리 안 합니까? 아직 20초나 남았습니다. 3, 2, 1, 고!" 후들거리는 팔을 다독이며 겨우 턱걸이 하나를 했다.

쉬고 싶었지만 쉴 틈이 없다. 마지막은 윗몸일으키기. 개구리 뒷다리처럼 두 발을 마주 보게 접은 다음, 누웠다가 일어났다가 윗몸일으키기를 한다. 질끈 묶었던 머리는 고무줄을 이탈하기 시작하고, 몸은 천근만근…. 빨리 시간이 지나가길 빌었다.

스쾃하는 모습.

"다했죠? 칠판 앞으로 모이세요. 칠판 위에 각 종목당 가장 적게 기록한 수를 적습니다. 이게 바로 오늘 한 일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매일 기록을 측정하여 운동 강도를 조절한다. 여럿이 어울려 기록을 내다보면 경쟁도 하고 지루하지 않다. 강사는 마무리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권했고, 운동을 마친 후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다음 날, 만세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크로스핏을 체험해 보니, 운동 강도는 높지만 지루하지 않고 몰입도가 높았다. 여러 사람과 함께하다 보니 자신감과 협동심 경쟁심을 배울 수 있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