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이 나오니까 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하지. 제 돈 주고는 절대 안하죠." 한 작가가 자신의 전시회를 앞두고 기자에게 말했다. 과격한 발언처럼 들렸지만, 사실 방점을 찍는 말이다.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이 미술인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과거 전시공간이 부족했던 시절에야 미술인 스스로가 문화예술회관을 찾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화랑·대안공간 등 전시공간이 증가하면서 미술인은 문화예술회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대관료는 1일 사용기준으로 최소 6만 원부터 최대 18만 원. 대개 일주일 정도 빌리니까, 대관료만 최소 40만 원부터 최대 120만 원 정도 든다. 여기에 팸플릿, 액자, 접대비용까지 더하면 100만 원은 그냥 깨진다.

작가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문화예술회관을 드나드는 유동인구도 적다는 것.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작품은 거의 팔리지도 않는다. 작가 입장에선 남는 것 없는 장사하면서 굳이 비싼 돈 들여 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열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이를 해결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관람객을 문화예술회관으로 끌어들이거나 자체 전시기획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갖추는 것.

문화예술회관만 지어 놓고 사람들이 오기만을 바라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전시실의 경우 공간을 빌려주는 대관 업무에 치중하다보면 다른 공간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을 문화예술회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문예회관은 전시실에 전문 인력을 배치해 운영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전문 인력이 없어 기획 전시는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도내 주요한 문화예술회관 대부분 전시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대형 기획사를 끼고 전시를 기획한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게 그거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전환이 필요하다. 여러 면에서 신선한 느낌을 주는 참신한 기획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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