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매립 시작] (2)환경영향평가 어떻게 됐나

"신항만 매립으로 진해 용원주민들이 악취와 깔따구 때문에 난리가 났잖아요. 지금도 장마철 되면 악취와 쓰레기더미로 고생하는데 앞으로 매립되면 우리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니에요?"

돝섬행 여객선 등을 띄우는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의 이모(55) 씨는 10일 오전 마산만 매립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씨는 "여름에는 남서풍이 불어 쓰레기 등이 마산 앞바다로 밀려온다. 청소해도 끝이 없다"며 "이제 매립이 시작됐고, 해양신도시와 도심지 사이는 쓰레기장이 될 것이다. 악취는 말도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산해양신도시 인근 주민들은 마산만 매립으로 과거 진해 용원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해운동 선착장에서 만난 해운한백아파트 입주민 강모(76) 씨도 "날이 갈수록 썩은 냄새가 심하다. 적조도 올라오는 것 같다. 낚시하러 자주 오는 곳인데 매립 공사가 더 진행되면 이제는 못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진해 수도·안골·용원지역은 신항만 건축공사로 여름철만 되면 준설토 투기장 뻘층에서 발생한 바다해충 습격을 받고 악취와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았다. 또 진해 앞바다 오염으로 수협 위판장에는 활어들이 금방 죽어 어시장 상인들이 고통을 겪었다.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도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경부가 공유수면매립계획에 대한 환경성 제고 가이드라인을 따로 만들 정도로 매립에 따른 환경변화는 크다.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을 통해 지난 2010년 진행됐던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를 살펴봤다.

우선, 창원시는 해충발생을 줄이고자 준설토 투기완료부터 침하 때까지 정기적으로 매립예정지와 인근 주거지역에 국내 해충전문가를 파견하겠다고 했다. 또 준설토 투기 때 여수로를 폐쇄해 해수 수심을 유지하고 염분도를 지켜 해충산란을 방지한다. 준설 공법도 해충번식기를 제외한 10~3월에는 집중적으로 진행하고자 해수 배수와 동시에 모래를 포설한다.

창원시 관계자는 "국내 준설토 매립 공사 중 매립지 준설토에서 유충이 발생한 사례는 진해 신항만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진해지역을 교훈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해양신도시 건설 계획이 섬형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당장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돌덩이들을 바다에 퍼붓고 있는데 환경영향평가는 나중에 해도 된다는 창원시의 발상은 이해가 안 된다.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지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보전방안을 강구해 변경되는 사업계획 등에 반영하여야 한다"며 "조망권에 대한 평가가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는 "가포 뒷산 조망 시뮬레이션 결과 마주 보는 산림경관 스카이라인이 훼손되고 기존 시가지에서 마산만 방향으로 전체 경관 확보가 일부 미흡해 경관적 영향이 예상된다. 토지이용과 건축계획에 따른 경관영향과 저감방안 등을 수립해 협의기관과 협의를 거쳐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당시 환경영향평가는 마산해양신도시에 90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짓기로 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 이에 따라 아직 해양신도시 토지이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창원시는 기존 시가지에서 바다로 보이는 경관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에서 경관을 중점적으로 다뤄야 하고, 해양신도시 건물 높이와 건폐율, 고층건물 간 간격 등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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