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매립 시작] (3) 매립 최소화 방안 없나

마산해양신도시 건설로 인한 기존 도심지 조망권 침해와 환경피해 등을 막으려면 매립 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게 답이라고 환경단체는 주장해왔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가포신항 준설 수심 12.5m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해양신도시 면적은 곧 가포신항 준설토량이다. 국토해양부는 가포신항에 3만t급 선박이 자유롭게 다니려면 최소 수심이 12.5m가 돼야 하고, 이 깊이로 파내 생기는 준설토로 63만㎡(약 19만 평)의 해양신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국토해양부 항만투자협력과 관계자는 "항만설계기준에 따르면 13m로 준설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 여론에 부딪혔고 창원시와 시민단체, 관계기관과 협의를 한 결과 수심을 12.5m로 줄였다. 더이상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계획보다 수심이 50㎝ 줄어들면서 매립면적은 112만 2000㎡(약 34만 평)에서 63만㎡로 축소됐다. 수심 50㎝로 15만 평이 줄어든 셈이다.

오는 12월 26일 완공 예정인 창원시 가포신항 공사 현장. /경남도민일보DB

국토해양부는 오는 12월 부두 앞 정박지를 12m로 준설하고, 내년 6월 진입 항로를 12.5m까지 파낸다고 밝혔다. 수심이 12.5m보다 낮으면 배가 마산만에 정박해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운영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는 조정은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가포신항은 어떤 상황일까.

◇개장 앞둔 가포신항, 포트 세일즈는 전무 = 지난달 기준으로 창원시 가포신항(마산항개발 1-1단계 민간투자시설사업) 공정률은 91.63%다. 완공시기는 오는 12월 26일이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과 마산아이포트주식회사에 따르면 가포신항 완공을 앞둔 현재 포트 세일즈는 활발하지 못하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화물이나 선사 유치는 민간사업자 몫이라고 돌렸다.

사업시행자인 마산아이포트㈜는 개장 시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1년 연장되지 않았느냐. 원래는 작년 말이 개장이었다. 올해 개장일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포트 세일즈는 어렵다. 계약된 건은 없다"고 말했다. 마산아이포트는 가포신항을 직접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민간위탁업체를 찾고 있고, 이런 상황 탓에 가포신항을 당장 이용할 선사가 없다.

가포신항의 컨테이너 선석(항내에서 선박을 매어두는 시설을 갖춘 접안장소)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물동량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기존 2선석에서 1선석으로 줄어들고 잡화부두를 2선석에서 3선석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마산항 침체를 걱정했던 몇 년 전부터 마산상공회의소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창출하지 못하면 가포신항은 마산항, 부산항 신항(진해항)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해왔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예측한 가포신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2년 기준 15만 6000TEU였지만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해 컨테이너 물량은 7892TEU로 매우 줄어들었다고 했다.

◇"준설수심 조정해 매립면적 줄이자" = 마산해양신도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이처럼 불투명한 가포신항 경제성을 근거로 준설 수심 12.5m를 조정하자고 요구한다. 그래서 매립면적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허정도 시민대책위 정책위원은 "12.5m가 최대치라는 국토해양부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게 있다"고 했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준설 수심 12.5m는 최대 썰물 때와 화물을 3만t급으로 가득 실었을 때를 감안해 계산했다는 것이다.

그는 "3만t급 항만이라고 해도 무게를 가득 싣고 다니는 사례는 없다. 또 과장하게 측정된 물동량 때문에 바다를 파낼 수는 없다"며 "하루에 간조와 만조가 네 번인데 시간만 조정한다면 무조건 12.5m로 파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시민대책위는 출항 시간 등과 밀물 때 등을 이용한다면 12m로 준설해도 가포신항을 개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가포신항 포트 세일즈를 지켜보면서 화물량 등이 증가한다면 추가로 50㎝를 파내 준설토는 마산해양신도시가 아닌 인근 신항만 등에 투기장을 만들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와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준설 수심이 12.5m에서 12m로 감소하면 마산해양신도시 면적은 6만 평 정도 줄어든다. 시민대책위는 준설 수심은 논의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미 국토해양부에서 이를 검토한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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