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례 없지만 선거법에 저촉 안돼…"논란만 부추겨"vs"지지율 상승 한 방편"
김두관 지사가 내달 12일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하면서 현직 도지사의 출판기념회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지사는 12일 출판기념회 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도지사직을 사퇴할 계획이 없으므로 현직 도지사로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인데, 현직 자치단체장의 출판기념회는 선례도 없거니와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지사여서 이번 출판기념회가 현직을 이용한 광범위한 정치자금 모금의 장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지사 직함을 유지한 채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과 도지사직을 사퇴하고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에는 참가자의 대상과 규모, 축하금과 파장 차원에서 큰 차이가 난다. 출판기념회 또한 일반 경조사처럼 '눈도장 찍기' '세 과시' '상부상조' 정신이 깔렸다고 볼 때, 현직인 도지사와 이런저런 이해관계로 얽힌 불특정다수가 지지자만큼이나 많을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직 단체장의 출판기념회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공직선거법(제103조 5항)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 후보자 출판기념회를 금지하고 있지만 김 지사는 대선 예비후보자도 아니고 대선(12월 19일) 90일 이전도 아니다. 단체장의 의무와 권리를 담은 지방공무원법에는 단체장의 출판기념회를 다룬 조항이 없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노골적인 정치자금 모금 행위라는 논란은 많이 있지만 직접적으로 선거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면서 "통상적인 미풍양속으로 보아 축하금으로 책값을 받는 것까지 선관위가 관여할 수는 없다. 더더욱 현직 여부와 출판기념회를 엮어 생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직 단체장의 출판기념회는 선례를 들어 본 적이 없으므로 도덕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자치단체장이 임기 중에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도 드문 사례인데, 하물며 김 지사는 대권 주자로 언급되고 있지 않으냐"면서 "대권 도전 논란 와중에 그에 대한 본인의 명확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논란만 가중시키는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유권자의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와 출판기념회 사실을 알린 자치분권연구소는 이런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걸까.
김 지사의 한 측근은 "현직을 유지한 채 출판기념회를 여는 데 대한 내부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출판기념회는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기보다 1%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여러 방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지지율이 올라야 출마 선언할 수 있다. (출마 선언은) 빨라도 7월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치분권연구소 강병원 홍보위원은 출판기념회 시점에 대해 "김두관 지사는 이미 여러 차례 책을 냈다"며 "민감한 시기라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궁금증과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요즘 신문지면 등에 (김 지사가)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며 "사람들의 궁금증과 질문들과 물음이 있다. 책을 통해 김두관 지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뜻을 품었다고 볼 수 있고, 도민들과 약속을 어긴다고 보는 등 대선을 앞두고 생각이 엇갈릴 수 있다"면서도 "본인이 바라보는 것을 책으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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