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출판기념회 소식을 알리며 정치권과 도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방분권연구소는 지난 28일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김 지사의 책 발간 날짜와 출판기념회 날짜·장소를 기자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직 도지사가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내달 9일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신간 <아래에서부터-신자유주의시대, 다른 세상을 꿈꾼다>를 출간하고 12일 창원에서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이 책에서 김 지사는 분열된 개혁진영을 하나로 묶고, 동시에 기득권층을 감싸 안는 포용력으로 브라질의 빈곤과 실업문제를 해결한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처럼 원칙을 지키면서 서민이 주인되는 '성공한 민주정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도지사도 정치인이므로 정치적 의지를 담은 책을 출간하고 기념회를 여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정치인을 알리는 홍보행사가 아니라 음성적인 후원회로 변질되는 현실에서 현직 도지사가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출판기념회 개최 시기만 규제하고 있을 뿐 출판물의 금액 한도나 모금액, 출판기념회 횟수 등에 제한이 없다. 특히 모금액에 대한 영수증 처리나 내역 공개도 필요하지 않아 사실상 아무런 제약없는 후원금 모금 창구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직 도지사가 출판기념회를 할 경우는 신중해야 한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총선출마자의 출판기념회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 참석자는 지역주민과 지지자들이 많지만 현직 국회의원과 연관있는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고액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지사라고 해서 국회의원과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

출판기념회를 할 수밖에 없다면 오해 여지를 최대한 줄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아니면 김 지사의 평소 소신대로 대선 출마의 뜻을 밝히고 도지사직을 그만둔 이후에 출판기념회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지금 도민들은 경남시민단체와 야당들이 합심해서 만든 도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느 누구도 정치인의 대권도전을 막을 권리는 없지만, 출판기념회가 또 다른 오해를 불러 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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