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외동초교 등 교육·체험활동 제공 … 맞벌이 부부 고민 덜어 눈길

올해도 창원과 김해, 진주 지역만 해도 80여 개 초등학교가 6일 혹은 9일 재량휴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퐁당퐁당 휴일에 끼인 평일을 '재량휴업'으로 하는 초등학교들이 잇따르면서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깊어만 가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일부 학교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 맞벌이가정의 고민을 더는 데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창원외동초등학교는 9일 재량휴업을 앞두고 2일 '재량휴업 기간 학생들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신청을 받았다. 외동초교는 재량휴업을 하는 날 독서활동, 놀이활동, 종이접기, 창의성 활동, 문화체험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꾸리고 점심급식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사진 /뉴시스

맹종호 외동초 교장은 2일 "갑자기 재량휴업을 하게 되면 맞벌이 부부들은 점심밥은 어쩌나 아이는 어디에 맡기나 걱정부터 앞선다"며 "이젠 학교가 교육 기능과 보육 기능을 함께해야 하기에 매년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진해웅천초교와 마산 용마초교, 김해 계동초교 등도 재량휴업 때 체험프로그램을 꾸린다. 김치홍 김해 계동초 교장은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도 있기 때문에 재량휴업이 있을 때 진로교육프로그램,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매년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량휴업은 엄연히 일선 학교장의 재량인데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는 사항이라 대부분 일괄 휴업에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명절 때 효도방학 혹은 퐁당퐁당 휴일이 닥칠 때면 당황되고 부담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재량휴업 논란'이 일자 학교마다 학사 일정을 정할 때 '재량휴업 부분'을 충분히 심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각 지역교육지원청 또한 수업을 원하는 학생에 한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유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재량휴업 자체를 의결하는 것이 아니라 재량휴업을 학사일정에 포함해 일괄 심사하다 보니 상세한 논의 없이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맞벌이 부부가 느는 우리나라 현실상 재량휴업은 '시기상조'인 만큼, 학교마다 프로그램을 꾸리는 등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영진 교육감은 2일 월요간부회의 자리에서 "교사 편의 중심의 재량휴업은 안 되며 가족단위 여가활동을 돕는다는 본래 의미를 살리는 지도 방안을 수립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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