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40% 줄고 학생·부모 만족도 올라…창원봉림고 체험활동 돋보여

2009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가 꾸려온 '사교육 없는 학교'가 올해부터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명칭을 바꾼다. 도내에는 기존에 꾸려졌던 67개교를 비롯해 올해 창원봉림고, 창원신월고, 장유고, 거창중앙고, 합포고, 마산제일고 등 17개교가 추가로 선정됐다. 학부모는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교는 공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할 수 있어 해마다 신청 학교는 늘고 있는데…….

과연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는 어떻게 꾸려지며 우수 운영 학교들의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학부모도 학교도 주목하고 있는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를 들여다봤다.

◇2011년 신규 지정 '창원봉림고' 운영 방안 들여다보니 = 'Change(체인지 體人知) 뉴 스쿨.' 2011년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된 창원봉림고 운영 계획의 모토다. 신진용 신진용 교장은 체득하고, 인성을 키우고, 지식을 쌓아 변화의 중심에 선다는 의미를 계획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봉림고에는 천문동아리, 과학독서토론 동아리, 문화연구반 등 30여 개의 학생동아리가 있다. 학생동아리활동은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과정. 대학 진로와 연계해 학생들이 연구조사해 보고서를 만드는 등 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해, 지난해 봉림고는 '교과부 특색있는 학교만들기 선도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된 창원봉림고등학교는 동아리활동·수준별 교과별 방과후 수업 등을 통해 사교육을 줄이고 변화하는 대입제도에 맞게 학교운영을 꾸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큰 사진은 시사탐방동아리 활동 모습. /창원봉림고

이는 자기주도적으로 꾸려가는 인성교육과정. 입학사정관제에 맞춘 '창의적 체험활동'이라 할 수 있다.

봉림고는 여기에 교과 과정을 수준별 과목별로 꾸려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는 '방과후 수업'을 추가했다. 동아리 활동이 '인성을 중심으로 한 자기주도학습'이라면, 대입 전략에 맞춘 학생수요자 중심의 교과 과정은 변화한 교육 과정에 맞춘 것. 신 교장은 "선택 과목이 많고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로 이뤄져야 하기에 기존 학교 운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입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하되, 교과 영역이든 비교과 영역이든 사교육 시장에 잔존하는 공교육 위상 저해 요소를 줄이고 공교육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 큰 틀"이라며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신청 배경을 밝혔다.

방송국 방문체험을 하고 있는 시사토론동아리. /창원봉림고

◇우수 경영 학교 운영자가 말하는 '우수 학교들의 공통점' = 지난 22일 경남도교육청은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 담당자 연수를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 발표자로 등장한 한문수 교감(전 거제옥포성지중학교 교감·현 수월중학교 교감)은 우수 운영 학교로 선정된 옥포성지중학교에서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를 꾸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선정된 우수 운영 학교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올해 우수 운영 학교 선정 학교들의 공통점을 들여다보면,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시행 후 1인당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40% 넘게 줄어든 대신 학생만족도와 학부모만족도는 5%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우선 학생들의 자발적인 교육 활동이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충남 면천중학교의 '샘나루 칭찬카드'와 '비전 다짐대회', 광양 광영고교의 공부 습관 정착 위한 '개념 노트쓰기', 명호고교의 '진로 연계한 학습 동아리 운영'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출석·수업 관리, 5∼8수준반 수업, 자체 교재 개발, 수준별 평가 등 방과후 학교를 보다 섬세하게 꾸리는 것 또한 우수 운영 학교의 특징이었다.

한문수 교감은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운영 결과, 거제옥포성지중학교는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학생 지원율이 30%에서 80%대로 올랐다"며 "무엇보다 학부모와의 공감대를 어떻게 꾸리느냐는 것과, 사교육비 경감 차원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학교 자체에 자생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결과를 분석해 볼때,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들의 운영 방향 또한 '학력 향상'보다 '자기주도학습'에 초점을 맞출 때 장기적으로 성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계청의 2010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사교육비 총 규모는 20조 9000억 원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원이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규모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2.1%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 대구 순이었으며 경남은 20.4%를 차지해 16개 시·도 중 중위권이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