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이봉수 양 후보 '껄끄러운 과거 행적'에 자세 낮춰

국회의원 김해 을 선거에 임하는 두 후보의 모습에는 공통분모가 스며 있다. 한나라당 김태호·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 모두 "죄송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며 한껏 낮은 자세로 임한다는 점이다. 두 후보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김태호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내 겉만 봐서는 촌놈이란 걸 잘 모른다. 내가 논두렁 체질이라 선거운동에는 자신있다"고 밝혔다.

1962년 거창 출생, 이강두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 입문, 도의원·거창군수를 거쳐 2004년부터 6년 간 경남도지사 역임, 총리 후보로 나섰다 자진 사퇴….

김 후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검증된 후보'라는 뼈 있는 말을 하기도 한다.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총리 후보 때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비롯해 도지사 시절 관용차·가사도우미·말 바꾸기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이미 판단할 만큼 했다는 것이다.

김태호 후보와 이봉수 후보

총리 낙마 이후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김 후보는 지난 3월 초 입국하며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컴백 무대가 국회의원 김해 을 선거구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김해 을은 최철국 전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다. 김 후보에게는 박연차 게이트 의혹이 재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총리 후보 자진사퇴의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조차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부끄러운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는 견해다.

김 후보는 지난해 총리 후보 재산 공개에서 부친 재산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된 바 했다. 이번에는 부친 재산 1억 5000여 만 원을 포함함으로써 지난해 3억 7349만 원보다 1억 원가량 늘어난 4억 7752만 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총리 후보 시절 '배우자가 사용한 관용차 유류비 500만 원 환급' 의사를 내비쳤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아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김 후보 측은 "행정적인 부분이기에 우리가 먼저 임의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도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언제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사 가사도우미 논란과 관련해서도 같은 견해다.

이 같은 논란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는 김 후보로서는 선거운동 전략을 '반성모드'로 잡고 유권자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다가가고 있다.

이봉수 후보는 '노무현 사람' '야권 단일 후보'라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간의 행적이 상대적으로 김태호 후보에 비해 덜 노출돼 있다.

1956년 김해 출생인 이 후보는 고향에서 농민·환경운동을 하다 1998년 정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경남도지부장을 맡은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씨의 소개로 먼저 연락을 해와 도당 사무차장을 맡았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선 후보 농업정책특보·2003년 한국마사회 부회장·2006년 참여정부 농업특별보좌관·2009년 국민참여당 도당위원장을 지냈다.

선거 출마는 예비후보 포함해 이번이 5번째다. 2000년 총선 김해 국민회의 후보로, 2006년 김해시장 열린우리당 후보로, 2008년 총선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10번으로, 2010년 김해시장 국민참여당 예비후보로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 발목을 잡는 부분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행보다. 이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에 입당해 경남선대위원장을 맡았는데, 대선 당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기고문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고문의 '경제 파탄을 가져온 무능한 세력' '부패가 무능보다 차라리 낫다는 참혹한 정치현실을 만들어 낸 무능한 세력'이라는 표현이 참여정부를 부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후보 캠프에서는 언론 배포용 프로필에 창조한국당 활동에 대해서는 기재해 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TV 토론·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고, 대변인이 작성한 것" "당시 개인적으로 정동영 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다" "창조한국당 입당 문제를 문재인 비서실장과 상의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선거대책본부 발족식 때에는 "나를 불효자식으로 봐달라"는 뼈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낮은 자세를 보이는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김해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는 등 행동·말투가 뻣뻣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동안은 야당을 하다 보니 그렇게 한 부분이 있었다. 단일후보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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