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 창원공장서 집회…"해고자 자살은 사회적인 문제"
국회 진상조사단·청문회 요구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천욱)가 17일 낮 12시 창원시 성산구 성산동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정문에서 '노동기본권 지키기! 노동악법 전면 재개정! 쌍용차 무급휴직·정리해고 원직복직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최근 잇따르는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에 대해 쌍용차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다 어렵게 마련한 합의사항을 회사가 지키지 않고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라며 무급휴직자에 대한 즉각적인 복직과 함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김천욱 본부장은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쌍용차 사태 이후 한 달에 한 명꼴로 노동자와 가족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쌍용차의 정리해고와 무급휴직이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진호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얼마 전 희망퇴직한 쌍용차 조합원을 만났는데, 극심한 생활고 탓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면서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린 한 가장의 가슴 아픈 눈빛을 보았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또 "정리해고는 경영상 긴박한 필요가 있더라도 사용자는 조업 단축, 신규채용 금지, 무급휴직 등 해고 회피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 사회 분위기는 경영자들이 긴박한 상황을 느끼는 순간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세종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도 "하루하루 버티기가 고통스럽고, 함께 투쟁하자고 외치는 것조차 힘들다. 솔직히 내가 죽으면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한다"면서 "하지만, 엊그제 서울 투쟁에서 배운 게 있다. 그것은 천천히, 철저히, 끈질기게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아무런 삶의 희망을 품지 못하면서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며 "복직약속만이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며, 그 힘은 연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쌍용차 창원공장을 희망퇴직한 조모(37) 씨가 생활고를 겪어 오다 지난 2월 28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틀 전인 26일에도 쌍용차 무급휴직 조합원 임모(44) 씨가 경기도 평택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9년 7월에도 쌍용차 창원공장 ㄱ(32) 씨가 희망퇴직 후 경제적 어려움을 못 이겨 목숨을 끊는 등 지금까지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은 8일부터 25일까지를 '정리해고 철회 및 희생자 추모 실천기간'으로 정하고 정리해고 사업장 공동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등 정리해고 사업장 노동자는 △정리해고 철회·관련 법 재개정 △노사합의 이행,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철회 △구조조정 중단, 노동자 생존권 보장 △정부가 직접 문제 해결 △정부 또는 국회 차원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 소집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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