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습니다. 진작에 여러분을 만났어야 했는데…. 근본 대안은 아니라도 아픔을 나눌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23일 오후 3시 50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당선 이후 처음으로 집무실에서 지역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을 면담했다. 이날 자리에는 유세종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 이경수 대림차지회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을 비롯해 전대동(2002년 두산중공업에서 징계해고) 씨,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처장, 김진호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 여영국 진보신당 도의원이 참석했다.

김진호 수석부지부장은 "창원에는 현재 두산중공업 징계해고 5명, 쌍용자동차 24명, 대림자동차 12명이 새벽부터 추위를 맞으며 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쌍용차와 대림차의 경우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퇴직한 노동자들이 450명인데, 자본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와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23일 집무실에서 김두관 도지사가 지역 해고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병욱 기자

김성대 처장도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닌 것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 대림차 해고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민주노총에서는 해고자들을 도와주느냐?"라고 하자, 김 처장은 "그렇게 여력이 많은 편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처장이 "손배가압류 때문에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쌍용차나 대림차 출신은 기업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자, 김 지사는 "요즘도 블랙리스트 같은 게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여영국 의원은 "지사께서 사업장을 방문해 복직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 경남도와 행정이 해고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제 지지율이 좀 올라야 가능할 것 같다(웃음). 일단 기업체에 서한을 보내고, 면담 요청을 하겠다"면서 "기업에서 노사상생이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이윤추구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여 의원이 "경남이 기업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실업 상태에 빠진 노동자를 구제할 수 있는 기금이 없는데, 노동이 국가 사무이기 때문에 그동안 신경을 안 썼다"고 하자, 김 지사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틀을 만들어 어려움을 더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여 의원이 좋은 안을 내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이날 김 지사는 배석한 허병찬 경제통상국 경제기업정책과장과 김기영 고용촉진담당관에게 다른 지역의 해고자 지원 사례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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