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대상 '이런 선거도 있다' 홍보 안간힘 … 공약 알릴 시간 부족 호소

유권자 대부분이 이번 6·2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의원 선거를 잘 모르는 탓에 후보자가 선거 자체를 알리는데 안간힘을 쓰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몇몇 교육의원 후보자는 자신을 알리는 것은 물론 본의 아니게 선거를 알리는 선관위 '기능'까지 하는 것이다. 정책이나 공약을 알리는 데도 시간이 부족한 후보로서는 겹 시름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 교육의원 후보는 교육의원 선거에서 후보에게 정당이나 기호가 부여되지 않기에 아예 교육의원 투표용지 색상인 연두색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예 교육의원 선거 용지 색상만이라도 알려서 이번 선거에서 교육의원도 뽑는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골 지역이 많아 노인들에게 교육의원 선거에 대해 설명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 선거에 대해 잘 알 법한 공무원조차도 교육의원 선거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선거 지역은 넓고, 후보자를 알릴 방법이 많지 않아 이런 선거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투표용지 색상을 보여주며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구 지역은 넓지만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아닌 선거 사무 관계자는 후보자가 있는 곳에서만 명함 배부가 가능해, 동시에 여러 곳에서 후보자를 알리는 데에도 어려움이 적잖다.

가령 제3선거구(진주·함양·산청·거창·합천) 지역을 다 다니려면 새벽에는 진주, 오전에는 산청, 낮에는 거창, 오후에는 다시 진주 등으로 향하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해야 겨우 넓은 지역을 일부라도 오갈 수 있다.

보통의 후보자들이 새벽 5시 반이 기상 시간이다. 이어 교통량이 많은 정체 구간에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게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인사를 하고, 오전, 오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이나 행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가 다시 저녁 퇴근 시간에도 아침의 패턴을 반복한다.

그 탓에 교육의원 후보자들은 '선관위 기능'까지 해야 하기에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할 정책이나 공약을 설명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름을 알리려고 하루에 한 도시를 다 다니기도 벅찬데, 교육의원 선거가 뭔지부터 알려야 하니까 되레 중요한 정책이나 자질 검증은 뒷전"이라며 "정견 발표, 토론조차 없이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 선거를 치르면서 소외감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후보 역시 "선거 후 득표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십여 년간 교직 경험을 했던 양심상 선거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무장, 선거차량도 없이 소수 선거운동원만 데리고 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저 큰 소리로 이름만 외칠 뿐"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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