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길거리마다 겹겹이 옷을 껴입은 사람들을 보며 군대에 입대한 친구 생각이 나, 추운 겨울 군대에서 처음 맞이하는 겨울을 잘 보내고 있는지 걱정이되 오랜만에 편지 한 통을 썼다. '추운 겨울이 왔는데 잘 지내고 있니? 건강한 거지?'라는 말을 쓰며 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편지지에 편지를 쓰기보다는 문자를 통해 의사를 전달했다는 사실과 함께, 손 글씨로 편지를 써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도 손 글씨로 편지를 써본 기억이 아주 오래되었을 것이다. 학생 시절에 국군 아저씨께 위문편지를 쓰거나 어버이날 때 카드를 썼던 것 이외에 친구에게 손 글씨로 편지를 쓰거나,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감사의 편지를 쓴 기억은 아마 굉장히 오래되었을 것이다.

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손 글씨로 편지를 쓰는 것을 끝내고 나서 편지를 부치려고 밖으로 나와 우체통을 찾았을 때 그제야 주변에 우체통이 많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초등학생인 시절에만 하더라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우체통을 찾을 수 있었는데 내가 대학생이 된 오늘날에는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이 없어 우체통이 거의 사라지고,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20여 분을 찾다가 겨우 우체통을 발견해 편지를 넣고 우체통이 사라져 간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섭섭하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손으로 편지를 쓰는 것이, 문자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보다 느리고 불편해서 비효율적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편지가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문자나 인터넷보다 늦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랜만에 편지를 쓰면서 문자나 인터넷이 주지 못하는 따뜻한 추억의 되새김과 편지를 받을 사람이 기뻐할 마음을 생각하며 내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 손 글씨의 편지는 문자나 인터넷이 주지 못하는 따뜻함이 있다. 추운 겨울 누군가에게 손 글씨로 된 편지를 전하면서 나도, 타인도 따뜻해지는 겨울을 나기를 바란다.

/변민경(마산시 장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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