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해에도 '죠스'가 나타났다. 여름마다 피서객이 즐겨 찾는 인천 해변에서 식인상어인 길이 5.5m의 대형 백상아리가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2월, 3월, 5월, 7월, 8월에 동해, 남해, 서해 등 계절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상어가 출현하고 있다. 또한 맹독성의 해파리의 습격으로 피서객이 다치거나 어장이 황폐화 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린다. 여름이면 바다 수영을 즐기는 필자를 비롯한 해수욕객, 어부들에게 상어와 해파리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온대아열대성 어류인 상어들이 자주 출몰하고 해파리 떼의 습격이 빈번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연근해 수온 상승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해의 표층수온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 37년간 약 섭씨 1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긴 세월동안 겨우 1도의 변화만으로 안전하고 평화롭던 우리 바다에 상어가 나타나면서 해양 생태계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0.74℃ 상승만으로 지구촌 전체가 몸살

그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지상의 온도는 얼마나 상승했을까? 전 세계 각 국의 공식적인 기후변화 협의체인 IPCC에 따르면 지난 100년(1906~2005년)간 지구의 지표기온은 최저 0.56도 최고 0.92도 상승했다고 한다.

채 1도가 안 되는 평균 0.74도의 기온 상승으로 지구촌 전체가 가뭄, 홍수, 폭염, 폭설, 태풍 등의 극단적인 기상이변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0.74도는 지난 50년간 삶의 터전을 잃은 환경난민 1억 4천여만 명을 발생시켰으며, 기상이변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1950년대보다 16배 이상 증가시켰다.

그렇다면, 21세기 말의 기온은 얼마나 상승할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로 예측한 IPCC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최저 1.1도에서 최고 6.4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섭씨 1도만 올라도 매년 30만 명이 기후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생물의 10%가 멸종 위기에 이르며 5천만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6도의 기온 상승은 엄청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유엔, G8 정상회담, 세계경제포럼 등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책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경제·산업적 논리로 풀기 위해 '녹색성장'이라는 정책을 내걸기도 한다. CO2 등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녹색성장의 핵심 내용이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 중국은 2000억 달러 이상을 녹색산업에 투입할 계획이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기술로 CO2 배출이 감소되더라도 지금까지 방출된 CO2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시간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은 수백에서 수천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IPCC는 CO2가 2000년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향후 100년간 기온이 0.6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 대책 함께 마련해야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의 기후변화 '완화' 대책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만 한다.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의 발생 가능한 영향을 예측하고 취약성을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인상어가 우리나라 해수욕장에 출몰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에 전파를 이용한 상어 퇴치기 설치 등으로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한반도 기후변화 예측시스템 구축, 자연재해에 취약한 해안 구조물의 설계기준 강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연안주민 비상대책 마련 등이 기후변화의 적응이다.

예고된 기후변화 속에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완화와 적응이라는 두 가지 대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채재우(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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