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로 만나는 교과서] (4)논술 실전 - 40 문제 해결 방식과 의회 민주주의

지난 18일 오후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단독 상정 사태의 재발방지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와 신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반FTA 정서를 이유로 한나라당이 이번 회기 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고자 단독 상정하면서 국회는 폭력적인 행위와 비민주적 안건처리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하여 성숙한 정치적 해결과 민주적 질서 및 절차의 결여라는 부끄러운 대내외적 평가가 이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문제해결 방식과 의회 민주주의에 대해 알아본다.

<제시문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예고한 대로 이날 오후 2시 박진 위원장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10명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회의에는 박 위원장과 정몽준·남경필·정진석·황진하·김충환·이춘식·정옥임·구상찬·홍정욱·이범관 등 한나라당 의원만 참석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원천 무효'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총에서 "오늘은 한국 국회 의회주의가 또 한 번 유린당한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오늘 같은 의회 쿠데타가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법안 전쟁'을 선언한 이래 국회의 절차·규정을 무시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면서 "이제 싸움은 시작됐고 국민의 힘을 받들어 확실히 싸우자"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의회민주주의에 종말을 고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피해대책을 충분히 마련하고 나서 상정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 역시 "한·미 FTA 폭력적 상정은 한나라당의 오만한 의회쿠데타"라고 비난하며 "오늘부터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 주권을 지키기 위한 진짜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진 위원장이 전날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국회 경위들이 외통위 회의실 출입을 통제하면서 이날 오전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려는 민주당 의원·보좌관들과 극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망치와 정 등 연장을 동원해 회의장 문을 부수고 뜯어내는 한편 회의장 안에서는 소파와 책상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외통위 회의장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회의장 진입에 실패한 민주당·민노당 의원과 보좌관은 회의장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으나, 회의장 안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3분여 만에 비준안을 상정하고 산회했다. (경남도민일보/2008년 12월 19일)

<제시문2>

민주주의는 다수에 의한 통치로서 법치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다. 법치주의는 민주적 통치의 기본 원리이고,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법을 제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생략) 오늘날 민주 정치는 법치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모든 통치 행위가 그렇듯이 입법 또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헌법은 사회생활을 규율하는 가장 근본적인 규범이다.

하지만,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불가피하게 헌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에 직면한다. 국민은 직접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수 없으며,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며, 국민 투표에 의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국회의원과 정부는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헌법 제52조). 그러나 법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것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법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고,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 입법 기관은 국회이지만, 현대 행정 국가에서는 입법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국회와 정부는 입법 과정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법을 제정해야 한다. 시민들은 직접 입법 청원을 하거나 국회의 공청회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정치)

<제시문3>

다시 <어린 왕자>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여우는 왕자에게 '관계 맺기'가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면서 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말은 오해의 근원이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그러면서 또 조잘조잘 말을 많이 한다. 다시 말해서 대화를 부정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다. 매우 모순적인 이 장면은 대화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여우가 말했듯이 말을 나누는 것은 오해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화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해하고자 대화를 나눈다. 물론 대화를 나누다 오해에 빠지기도 하지만, 오해를 무릅쓰고 대화를 나누어 이해의 길을 찾기도 한다.

아마 인간 삶의 모순성을 대화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것도 없을지 모른다. 그래도 인간관계에서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대화가 다음 두 가지 인간 행위와 정반대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화는 인간관계에서 물리적 충돌 같은 싸움을 부정하는 것이고, 무관심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다.

대화가 없는 상대끼리는 물리적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든 국가 사이의 관계에서든 흔히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자는 뜻으로, "말로 합시다."라는 제안을 한다. 국제 관계에서 협상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도 전쟁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뜻이다. (두 글자의 철학/김용석)

<실전문제>
   
 
 

1.<제시문>은 문제 해결에 대한 각기 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각 방법을 비교 설명하라.(300자 내외)

2.<제시문3>은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관계 맺기'를 가르치는 장면을 모순적이며, 대화의 이중성을 보여 준다고 한다. 여우의 행위의 모순성과 대화의 이중성을 설명하라.(400자 내외)

3.<제시문>에 제시된 문제 해결 방법 중 가장 타당하다고 여기는 것을 선택하여 그 타당성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논술하라.(800자 내외) /정영주(정샘 NIE연구소 대표·창원전문대 평생교육원 강의교수)

/정영주(정샘 NIE연구소 대표·창원전문대 평생교육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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