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새 3건 발생 7명 사망…'신호 위반·중앙선 침범'이 원인

지난달 21일 오후 5시께 경남 창원시 웅남동 세신실업 삼거리에서 26톤 레미콘 트럭(운전자 최모씨·57)과 마주 오던 1톤 화물차(운전자 임모씨·42)가 정면충돌해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소방서 제공

창원 도심에서 최근 20일 만에 3건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졌다. 대체로 과속할 수 없는 시내도로에서 왜 이런 큰 인명사고가 발생했을까?

경찰은 이 사건 모두 한쪽 차량의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 위반 등과 같은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당부했다.

◇ 사고 개요 = 지난 9일 오후 11시께 안민동 대동한솔아파트 앞길에서 시내버스와 승용차가 정면충돌해 승용차 운전자 오모(29) 씨와 함께 타고 있던 조모(23) 씨가 숨지고, 버스 승객 황모(51) 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오전 1시께 명곡로터리에서 명서동에서 시청 방향으로 달리던 이모(39·창원 서상동) 씨의 17t 트레일러와 시청에서 파티마병원 방향으로 좌회전하던 김모(29·창원 남양동) 씨의 승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모(여·28·창원 서상동) 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지난달에는 창원대로에서 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충돌해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5시 4분께 웅남동 세신실업 앞 도로에서 임모(42·마산시 회원동) 씨가 몰던 1t 트럭과 최모(57·창녕군 남지읍) 씨가 운전하던 10t 레미콘 차량이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트럭에 타고 있던 운전사 임 씨와 일행인 서모(39·진해시 청안동)·이모(56·마산시 산호동) 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레미콘차 운전사 최 씨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바로 사망했다.

◇ 사고 원인 = 경찰은 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가끔 접촉 사고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형사고 다발지역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즉 도로의 구조적 문제나 교통 시설물 미부착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

안민동 대동한솔아파트 앞길에서 발생한 사고는 현장이 아파트 단지 인근이고 커브길인 점에 미뤄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가 부른 참사로 보인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버스기사와 승객 역시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와 버스와 부딪혔다"고 진술하고 있다.

앞서 발생한 명곡 로터리 사고 역시 사거리의 교통망이 잘 갖춰진 곳으로, 한쪽 차량의 신호 위반이 사고를 불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명이 사망한 웅남동 세신실업 앞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지역도 3년 동안 접촉 사고는 있었지만 특별한 대형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이것 역시 운전자 과실에 의한 신호 위반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들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국과수에 검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 운전자 주의 요구 = 경찰과 교통전문가는 도심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운전자의 안전 운행과 법규 준수만으로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교차로 신호 위반이나 중앙선 침범과 같은 운전자 과실이 없다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 교차로에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도록 녹화용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설치 등과 같은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교통전문가 최현영 씨는 "운전자 중에 신호 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등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위반을 해도 사고가 나지 않으면 '그만', 만약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사고 원인을 상대방에 덮어씌우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신호 위반이나 중앙선 침범과 같은 운전자 과실이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대형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재 교차로에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녹화형 CCTV가 일부에만 설치돼 있는데, 전 교차로에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CCTV를 설치하거나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개발·설치해 사고 원인을 명백히 가려내는 것도 사고를 예방하는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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