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신도, 창원대 동문도로 기공식서 반대 시위

창원 용동 용추 저수지 일대에 경전선 역사 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사찰인 길상사 신도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경전선 역사 공사로 인해 용추 저수지 물이 말랐고, 먼지와 소음이 발생해 사찰로서 기능을 상실했지만 시공사와 창원시는 대책 마련이나 이전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는 이유다.

14일 오후 SK건설(주) 대표가 참석한 창원대학교 동문도로 개설 공사와 배수공사 기공식 행사장에 길상사 신도들이 들어와 SK건설(주)측에 사찰 이전약속 및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길상사 신도 40여명은 14일 오후 3시 10분께 창원대 동문도로 개설공사 및 기공식에 나타나 시공사인 SK 건설 대표 면담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길상사 주지 무자 스님은 "2004년 3월 창원시가 분명히 '이전대책을 세워주겠다'고 약속해놓고는 관계 공무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이전대책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경전선 공사로 소음과 분진이 심해 길상사는 지금 사찰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데도 창원시와 주 시공사인 SK건설(주)가 계속 방관만 하고 있다"고 시와 SK건설을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대 관계자들과 신도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지만 시공사 대표와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이들은 창원시청을 방문하고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이전 문제를 합의했던 창원시가 팔짱만 낀 채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신도들은 "보상 주체인 창원시는'이전을 해주겠다' '대안을 마련중이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항의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길상사와 합의한 사찰 이전 부지 제공은 25호선 착공에 따른 것이지 경전철 공사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신도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엄연하게 합의 내용과 조건이 있는데 무조건 신도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다"며 "하지만 신도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유관기관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하고 있으며 곧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4시부터 창원시청에서는 SK 건설과 한국철도공사, 창원시 3자가 참여하는 유관 기관 회의가 열려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시우 강진우 기자 j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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