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찰관 부부, 창원여고생 등

서울에서 부유층 노인과 부녀자 19명을 살해한 연쇄살인 용의자가 붙잡힌 가운데 경남 지역 장기미제 살인사건에도 새삼스레 눈길이 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사건과 2002년 사건 모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영원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까지 ‘사건만 있고 용의자가 없는’ 도내 주요 미제 살인 사건은 지난 2002년 사천 전직 경찰관 부부 살해 사건과 창원 여고생 살해 사건, 창원 중앙동 유흥업주 피살 사건, 산청 노인 살해 사건 등 2002년에 일어난 4건과 올해 마산 내서 아파트 40대 피살 사건, 창녕 할머니 살해 사건 2건 등 모두 6건이다.
△전직 경찰관 부부 살해 사건 = 2002년 2월 23일 전직 경찰관 부부가 전신을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다. 이날 전직 경찰관인 이모(58)씨와 부인 최모(53)씨는 사천시 서포면 다평리 별장형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2~3명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이 각각 20여 차례와 10여 차례 이씨 부부를 난자한 점으로 미뤄 원한에 따른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변인물들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였다. 또 팔이나 손등에 저항하다 찔린 흔적이 많은 점 등에 비춰 금품을 노린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불량배 등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경찰은 현상금 1500만원을 내걸고 수배 전단 수천장을 배포했으나 2년 반이 넘도록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창원 여고생 살해 사건 = 2002년 3월 18일 창원 사림동 주택에서 창원 모 고교에 다니는 이모(16)양이 숨진 채 방에 누워 있는 것을 남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자살로 봤으나 부검 결과 가슴에 상처가 있고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나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용의자 단서를 찾지 못해 미궁에 빠졌다.
△창원 중앙동 유흥주점 업주 피살 사건 = 2002년 10월 18일 창원 중앙동 주택가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해온 양모(44)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한 결과 20㎝ 길이의 예리한 흉기에 목과 가슴, 배가 여러 번 찔렸으며 상처가 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원한에 따른 청부살인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 증거물을 찾지 못한데다 목격자도 없어 현재까지 수사는 답보 상태다.
△산청 노인 살해 사건 = 2002년 6월 2일 산청군 시천면 사리에서 조모(76)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발생 이후 2년이 지났으나 단서 하나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전 수사력을 동원해 사건 현장에 수사본부까지 차려놓고 한 달이 넘도록 수사를 했지만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마산 내서 아파트 대낮 40대 피살 사건 = 6월 10일 마산시 내서읍 삼계리 모 아파트 9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최모(47)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최씨는 예리한 흉기로 가슴이 수십 곳 찔렸으며 머리는 둔기로 맞아 함몰된 상태였다.
경찰이 이웃 주민들을 조사한 결과 최씨가 발견되기 전 아파트 복도에서 남자들이 싸우는 소리가 났으며 야구 모자를 쓴 20대 남자 2명이 서성거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범행 현장에서 2명의 피묻은 운동화 발자국을 발견하고 8층과 9층 사이 창틀에서 담배꽁초도 발견해 조사를 벌였다. 이 같은 증언과 증거물 확보에도 경찰은 한 달 넘도록 용의자 그림자도 쫓지 못하고 있다.
△창녕 할머니 피살 사건 = 지난 6월 2일 오후 1시 50분께 창녕군 도천면 덕곡 2구 일명 부처고개에서 이모(여·6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씨는 돌멩이로 머리를 10여 차례 맞아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주변인물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단서를 못 찾고 있다.
이처럼 이들 미제 살인 사건은 경찰의 수사력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X-파일’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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