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도록 단감농사 하나로 승부를 건 농군이 있다. 진주시 대곡면 유곡로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하진농원에는 이제 약 한 달 뒤면 수확할 단감이 가을 햇살을 받아 여물고 있다. 농장 관리를 잘한 덕인지 아직...
편백나무 톱밥이 뿌려진 길을 맨발로 걷는다.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푹신하면서도 부드럽다. 공해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돌보기에 이만한 곳도 없을 듯싶다. 숲길을 걷다가 명상도 하고, 잔디에 매트를 깔고 잠
족히 1m가 넘을 듯한 깊이가 남다른 무쇠 솥 주위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8월 한복판인데 열기로 가득한 무쇠 솥을 들여다보며 작업하느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함안군 칠서면 계룡로에서 연미식품을 운영하며 '칠백연'이란 상표로 백련 가공품을 생산하는 정길순(61) 대표와 딸 표정숙(36) 씨다.◇아홉 번 덖은 연잎차, 순백의 꽃잎으로 만든 연꽃차 = "아침 일찍 연잎을 채취해 깨끗이 씻고 썰어 지금은 세 번째 김을 모아서 익히는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처음 덖을 때가 중요한데요, 잎을 ...
사람마다 다르지만 곤충을 거리낌 없이 만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곤충을 손바닥에 올려서 뒤집어 보며 애지중지 키우는 사람이 있다. 자칭 '함양곤충아가씨'라는 임수연(37) 대표다. 함양군 안의면 용추...
'물들이는 집, 풀꽃누리는 자연 그대로의 빛깔을 살려냅니다. 풀꽃들이 산과 들을 아름답게 하듯이 그 빛깔로 우리는 사람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고 합니다. (중략) 천연염색은 흰빛에서 시작해서 고운 빛깔에 물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는 일기예보에 마음이 바빴다. 하늘에선 곧 비가 떨어질 것 같았다. 농장 취재는 실외 사진이 꼭 필요한데 비가 내리면 차질이 생긴다. 사진을 찍자고 다시 찾아가기도 쉬운 거리가 아니다.
운휴농장. '운휴'가 사람 이름은 아닌 것 같고, 한자라면 雲休(운휴)가 떠오른다. 이름을 생각하며 갓 모내기를 한 시골 도로를 달리다 사천의 명산 와룡산 기슭으로 접어든다. 농장을 안내하는 작은 간판이 보이...
농장 위치를 알고자 전화를 했더니 안주인께서 길이 헷갈릴 수 있다며 열심히 설명하신다.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내비게이션을 믿었다. 기계가 안내하는 대로 갔더니 안주인이 설명하던 곳과 많이 ...
전기가 흐르는 철책 앞에서 신발 바닥을 소독하고 농장에 들어서자 염소들이 먼저 반긴다. 안후상(60)·최정아(58) 부부가 운영하는 사천시 축동면 가화길 109 상아농장이다. 이삿짐을 옮기는지 안 대표는 바쁘다....
하루 종일 봄을 찾아 다녔으나 보지 못했네. 짚신이 닳도록 먼 산 구름 덮인 곳까지 헤맸네. 지쳐 돌아오니 창 앞 매화 향기 미소가 가득. 봄은 이미 그 가지에 매달려 있었네.' 사무실 앞에서 작자 미상의 중국
습기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아침부터 낮게 깔리더니 거제대교를 지나 동부면에 접어들 무렵 기어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거제시 동부면 부춘리 266-7 '이유 있는 버섯농장, 거제 승주...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고성 연화산 자락. 하루에 두 번 고성읍을 오가는 버스가 들를 만큼 외진 곳이지만 마을에 들어서니 봄기운이 완연한 햇볕이 포근히 감싼다. 수십 년은 됐음
"이번 강소농은 산청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석정태 계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예. 그런데 무슨 농사를 짓는 분입니까?"라는 내 물음에 "이번엔 사람이 아니라 회사"란다. 순간 머릿속이 복
졸업시즌으로 꽃 소비가 활발한 2월 화훼농장을 찾았다. 소비가 많은 만큼 시설하우스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많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농장은 내가 생각했던 형형색색의 꽃이 핀 곳이 아니었다. 나를
잘 정돈된 농장. 한 시설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학창시절 학교 운동장에서 조회하려고 학년별로 줄 맞춰 교장 선생님을 기다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쓰러짐도 방지하고 관리하기 쉽도록 파프리카 가지에 묶은 ...
성실한 농부의 손끝에서 벌은 달콤한 꿀을 만들고 감은 다디달게 마르고 있었다.하동군 진교면 금오산농원 김용식(68) 대표는 울산 등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 후 고향 하동으로 왔다. 당시만 해도 농사를 지을...
밀양시 상남면에 있는 딸기 농장 '스무 살의 농부'. 하지만 보이는 것은 올해 나이 58세의 손정철 대표이다. 50대의 나이지만 딸기 농사 28년의 노하우와 20대 후반 아들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열혈 농업
"무농약·유기농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도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아주 힘이 듭니다. 소비자들이 잘 알아주지도 않고요. 여러 번 그만두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
마치 빨간 보석 같다. 단단해 보이는 과육을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새콤달콤한 부드러움이 침샘을 자극한다.평생 농부의 손끝에서 잘익은 딸기는 보석이 돼 대형마트와 동남아 등지로 나가고 있었다.◇지역 농민들의
"빨리 빨리 온나. 어찌하는지 보면 모리나. 따가지고 와서 살짜기 부면 된다 아이가.""가매야~ 가매야~ 니는 이리 와서 따논 거 좀 골라라. 숙자야 니도 이리 온나."하동군 악양면 중대리에 있는 악양왕언니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