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욕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침엽수의 생장이 시작되는 6월인 것이다. 6월의 숲은 항균이나 활성 작용을 하는 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다. 물론 나무들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때 사람들이 숲을 거닐면 약물의 효과를 나무와 함께 누릴 수 있다. 하지만 6월만 좋은 것은 아니다. 일년 내내 사시사철 다 좋으나 6월이 가장 좋다는 것뿐이고,
농촌 마을을 지날라치면, 느티나무.떡갈나무.포구나무 등 아름드리 정자나무가 버티고 있는 데가 아직까지는 많다. 조그만 야산이나 어깨높이 나무, 가로수 따위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아름답고 색달라 보인다. 하지만 늘 옆에 두고 봐 온 경우는 감흥이 다른 것 같다.언젠가 강원도 출신 노동자와 함께 의령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차창 밖에 크고 동그랗게 정자나무가
마산의 바닷가는 섬들이 올망졸망 떠 있는데다 해안선이 이리 꼬부라지고 저리 비틀어져 드라이브하거나 따라 걷는 재미가 만만찮다.마산시 진전면에는 창포만이 있다. 경남도와 마산시는 97년 7월 이곳 일대 갯벌과 바다 540만평을 매립해 공업단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삼성물산 등과 공동개발 기본합의서까지 조인했으나 IMF로 자본 유치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고 있다. 문득 시원한 바닷바람이나 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 한적한 포구가 없나 지도로 찾아보지만 마땅하지 않다.사천시 서포면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다. 앞에는 날아가는 토끼 같은 비토(飛兎)섬이, 그 너머로는 멀리 남해섬이 떠 있다. 비토섬 맞은편에는 삼천포항이 보인다.사천은 역사가 오랜 땅이다. 삼한시대에는 포
매물도. 통영에서 20km 가량 떨어져 있는 섬으로 한산도보다 남쪽에 있다. 사실, 매물도라는 섬은 없다. 대매물도와 소매물도가 있을 뿐이다. 소매물도에는 또 등대섬이 딸려 있다.소매물도와 대매물도 둘 가운데 더 잘 알려진 것은 소매물도다. 소매물도에 배가 닿을 때는 ‘소매물돕니다’ 하고 안내하지만, 대매물도는 ‘대매물돕니다’ 라 하지 않고 ‘당금마을입니다
함안의 진산 여항산(744m). 백두대간이 남해안에 질러놓은 마지막 정기라고 한다.대간은 과연 한반도의 등줄기를 이루며 내려와 함안군을 빙 둘러 광려(720m)생동(720m)봉화(649m)서북산(739m)을 빚었고 여항산 너머 서쪽에 방어산(530m)을 밀어올렸다.함안은 남고북저(南高北低) 지형이다. 보통의 남저북고와 달라 풍수지리에서는 반역의 기운이라고도
봄인가 싶더니 벌써 더위가 기승이다. 날이 더워지면 특히 많이 생각나는 것이 인삼에 대추 넣어 푹 삶아낸 영양만점의 백숙이 아니던가.창원에서 북면방향으로 고개를 넘으면 천주산아래 달천동 계곡에 백숙보다 한 단계 높은 맛을 자랑하는 옻닭전문집이 있다. 창원시 북면 외감리 달천동에 자리잡은 달천동가든(대표 최은주).달천동가든은 토종 닭요리 전문점이다. 특히 옻
진주서 함양 가는 국도 3호선에는 꽃나무가 그리 많지 않다.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산골이어선지 가로수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대신 볼품없는 버드나무가 많이 늘어서 있다. 마치 70년대 까까머리 중학생처럼, 삐죽삐죽 가지치기를 당한 게 억울하다는 듯 길 따라 줄지어 있다. 위쪽이 뭉툭한 방망이 모양의 거무튀튀한 나무뭉치는 어찌 보면 을씨년스럽기까지
식당을 선택할 때는 손님이 붐비는 식당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맛있는 집은 손님들이 먼저 안다는 뜻일 것이고 자연히 손님들로 북적댄다는 의미일 것이다.마산시 오동동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삼원빌딩 2층에 항상 손님으로 붐비는 일식요리 전문집이 있다. 대번일식(대표 윤외련)이 바로 그곳인데 사계절 싱싱한 야채를 곁들인 회와 정통 일식요리를 맛볼 수
나는 하늘 아래 있고/ 나는 바람 속에 있고/ 나는 바다 가운데 있다// 나는 지도 위에 있기도 하고/ 나는 지도 위에 없기도 하다(전봉건, ‘섬’).그것은 섬이기도 하고 섬이 아니기도 했다. 고성군 삼산면 장백마을. 마을 앞에 떠 있는 ‘목섬’은 물이 빠지면 100여m에 이르는 자갈길을 드문드문 내보이며 뭍과 이어졌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자란도 방향으로도
영축산(681.5m). 지도에는 영취산으로 나오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냥 영축산이라 한다. 산꼭대기 조금 못미쳐 있는 산성은 지도에도 아예 영축산성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산도 영축이라 이르는 것이 맞을 듯하다.영축산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싸운 곽재우 장군과 관련된 이야기가 서려 있다. 지금이야 ‘믿거나 말거나’지만, 당시 장군은 골짜기를 마주보고
숨겨져 있는 바다는 색다른 희열을 준다. ‘방어진’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다다른 주차장은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는 유원지다. 그러나 어묵과 닭꼬지·번데기·핫도그가 즐비한 길을 지나 펼쳐진 소나무숲과 바다는 ‘피곤해진 눈꺼풀로 서로를 잠그고 앉아 있는 납빛 얼굴들’을 환하게 각색한다. ‘나는 눈을 감는다./나는 없다./아니다. 나만 있다./천지간에 나만이
일반적으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의 나체를 바라보는 것보다 비칠듯 말듯한 얇은 베일을 걸쳐 은근한 자극을 주는 세미누드를 바라볼 때 관음증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 서양미술에서 누드 작품 중 누드모델 자체 하나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여러 인물들도 함께 참여시켜 누드와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또는 은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이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