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선수협의회의 재발족 모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11일 오전 11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기로 했던 8개구단 주장 회의를 재차 연기, 오는 15일 오후 2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8개 구단의 주장모임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선수협은 지난 11월17일 대전에서 첫 모임을 갖기로 했지만 KBO를 비롯한 8개구단의 설득에 따라 12월8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12일로 재조정했고 이날 또 KBO의 요청에 따라 늦추게 된 것이다. 이와관련, 선수협 차영태 사무국장은 “KBO를 비롯한 8개구단의 협조아래 많은 선수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주장 모임 날짜를 늦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협의 이같은 움직임은 집행부의 투쟁강도가 강경책에서 온건화로 돌아선 태도 변화로 풀이된다.

지난 겨울 사회적 파문으로 번졌던 `선수협 파동'은 KBO 및 8개구단과 극단적인 대립을 펼치다가 정부가 중재에 나선 끝에 올시즌 뒤 선수협을 재발족시키기로 합의점을 찾았었다.

당시 대변인을 맡았던 강병규와 양준혁 등이 강경책을 주도해 구단 사장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긴 했지만 `선수협'의 존재가치를 사용주들로부터 인정받는 큰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올겨울 선수협 집행부는 ‘매파'였던 강병규가 SK에서 방출되면서 선수명단에서 사라졌고 양준혁은 그토록 싫어했던 팀 해태에서 LG로 이적해 안주했다. 게다가 선수협 회장 송진우는 조만간 총회가 열리면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힐 만큼 의욕을 상실했다.

결국 KBO 및 8개구단의 집요한 공작에 선수협 집행부가 와해돼 구심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선수 권익을 찾겠다며 극단적인 투쟁을 벌였던 선수협이 15일 KBO의 주도아래 열리는 주장모임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높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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