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의 총수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역대 국무장관과는 다른 개성적인 스타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장관 지명 후 자신을 ‘장군'이라 부르지 말라고 주문했던 파월 장관은 합참의장을 역임한 `걸프전의 영웅'답게 전형적인 외교관과는 거리가 먼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매모호한 외교적 언사 대신 직설적인 말투를 즐기고, 잔뜩 예의를 차린 수사도 동원하지 않는다.

대부분 정부 각료들은 취임 후 모든 정책을 언론에 공표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금세 이 약속을 깨뜨리게 마련. 또 비판적 여론과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장관 신분을 밝히지 않고 고위 관리로 표현해 달라고 언론에 부탁한다.

아직 취임 5주 밖에 안됐지만 파월은 현재까지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외국 정상들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것도 즐기는 것 같다.

중동지역을 순방한 파월 국무장관의 전용기에 동승한 기자들은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내걸지 않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장관의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들은 “20여년 전 레이건 정부시절의 조지 슐츠 국무장관 이래 `고위 관료'호칭을 굳이 고집하지 않는 첫번째 국무장관”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례로 기자들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당선자가 시리아와의 협상 재개에 흥미를 보였습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파월은 그 문제는 거론하지도 않았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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