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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못할 수렵제도

한성용(경남대학교 경남지역문제연구원) 2000년 12월 12일 화요일
오랜 과거, 수렵은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 주던 필수적 수단으로 이용되어왔다. 그러나 현대는 농경과 가축 등 여러 가지 식량 해결 방법들이 발달되어 더 이상 야생동물을 식량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어졌다. 단지 밀도조절·유해조수 제거 또는 일종의 전통적인 측면에서 수렵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수렵행위 자체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건전한 수렵제도를 위한 제도적 측면을 짚어보고자 한다. 훌륭한 제도의 운영은 수렵 활동과 수렵을 바라보는 시각 모두를 보다 바람직하게 유도하기 때문이다.

불행히 우리나라의 수렵역사는 결코 짧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수렵제도와 예산규모는 너무나 취약하다. 그렇다면 수렵제도의 상식적인 순서와 방법을 생각해 보자.

예로 캐나다 정부는 오래 전부터 야생동물관리국이라는 관리기구를 두고 있다. 그들은 수렵을 허가하기 전에 야생동물이 자연생태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연 어느 정도의 숫자가 최소한도로 유지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사전에 실시해 둔다.

즉 동물 서식의 적정밀도를 연구하여 생태적으로 안전한 기준치를 마련하고, 그 후 야생동물 서식 숫자를 충분히 조사하여 수렵할 수 있는 동물의 종류와 숫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렵인들이 수렵현장에서 나오려면 반드시 포획한 동물의 이빨이나 증거물을 현장사무소에 제출하여야 한다. 그러면 그 기관의 연구소에서는 이빨을 수집하여 동물의 암수·나이 등을 조사하고 현지에서 포획된 동물의 숫자를 통계보고서로 제작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수렵허가를 결정할 가장 근본적 자료인 야생동물의 적정밀도 연구자료는 불행히도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숫자의 동물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기존의 사전조사 과정을 보면 너무나 부족한 조사인원·적은 경비 및 짧은 조사기간 때문에 결코 적절한 조사결과는 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4개월의 수렵기간에 수렵할 수 있는 동물의 숫자는 적어놓고 있으나 전체 수렵기간은 4개월로 일정하게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4개월이 되기 전에 규정된 숫자를 다 잡았다 하더라도 4개월의 남은 기간에는 계속적으로 수렵을 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가 아닌가 싶다. 이 현상은 수렵된 동물의 신고체계와 통계집계가 미비한데서 나타나는 불법적인 현상이다. 시내에 있는 신고기관에 수렵인 스스로 찾아와서 포획한 동물을 자진 신고하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적절한 관리자의 태도가 아닌 것이다.

한해의 수렵기간 중에 벌어들이는 도 단위의 수입금은 대략 수십억을 넘는다. 그러면 그처럼 큰 수입이 예상되는 수렵허가의 사전 준비예산은 얼마인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수렵허가를 위한 사전조사 부분에 실효성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일인당 60만원씩하는 수렵비는 지자체의 단순 수입원이 아니며 지역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가꾸는 일에 사용하도록 이미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를 충실히 지켜온 지자체는 실로 찾기 어렵고, 단지 임도를 개설하고 표지판을 세우는 일을 내세워 자연환경 보존 노력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해석임이 분명하다.

그동안 수렵의 운용제도와 수익금의 적절치 못한 이용은 결국 애꿎은 야생동물의 피해만을 가중시켰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고, 많은 수렵비를 납부한 건전한 수렵인들의 자존심과 수렵에 대한 인식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앞으로 수렵 수입금은 제도의 취지에 따라 가장 적합하게 운용되어야 한다. 수렵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현장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장관리인제도를 운영하여 보자. 이는 일부 지역에 있어서 겨울철 임시 실업대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수렵활동이 더욱 투명하게 될 때, 떳떳한 수렵활동은 정당히 법으로 보호되며, 수렵인들의 자존심도 회복될 수 있다. 나아가 수렵으로 인해 얻은 수입금은 마땅히 야생동물의 증식·복원·연구사업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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