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총련 결성 이후 46년간 의장으로 군림해 온 한덕수(94) 의장의 병환이 악화돼 위독한 상태라고 도쿄의 외교 소식통들이 21일 말했다.

한 소식통은 “한의장이 그동안 산소 호흡기로 연명해 왔으며 아마 오늘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3년 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뒤 조총련 본부 근처의 도쿄 체신병원에서 노인성 폐렴·고혈압 등으로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해 온 한 의장은 그동안 몇차례나 위독설이 나돈 바 있으나 그때마다 초인적인 생명력을 발휘하며 고비를 넘겨 왔다.

조총련 본부는 그동안 한 의장의 사망에 대비해 장례 준비를 은밀히 진행해 왔는데, 장의 위원장은 조총련 제1 부의장인 서만술씨가 맡게 된다.

조총련은 오는 5월 말 전국의 지부·분회·계층별 사업 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19차 전체 대회에서 후임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며, 그 때까지는 대행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후임 의장에는 한 의장의 건강 악화후 그동안 실질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온 허종만 책임 부의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1907년 경북 경산 태생인 한 의장은 20세때 일본으로 건너온 후 52년 조선문제연구소 소장 등을 거쳐 55년 5월 총련 의장에 취임한 후 특유의 카리스마 등을 바탕으로 ‘종신 의장’으로 군림해 왔다.

한 의장은 지난 해 2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기념 연회에 참석한 이후로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시가 30억엔 상당의 도쿄 자택과 별장 등 방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 재산이 어떻게 처리될 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한 의장은 대지 600평 규모의 도쿄 자택을 총련 중앙본부에서 자신의 개인 명의로 돌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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